‘Somewhere Over the Rainbow’
‘오즈의 마법사’ 주디 갈랜드 이야기···3월 25일 개봉

▲‘오즈의 마법사’의 영원한 도로시, 주디 갈랜드의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화려했던 마지막 런던 콘서트를 담은 영화 ‘주디’의 메인 포스터(사진=TCO㈜더콘텐츠온)
▲‘오즈의 마법사’의 영원한 도로시, 주디 갈랜드의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화려했던 마지막 런던 콘서트를 담은 영화 ‘주디’의 메인 포스터(사진=TCO㈜더콘텐츠온)

전설적 희극인 찰리 채플린은 말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Life is a tragedy when seen in close-up, but a comedy in long-shot)”이라고. 전설적 배우이자 가수 ‘주디 갈랜드’의 삶이 그러하지 않았을까.

르네 젤위거 주연의 골든글로브·아카데미 수상작 ‘주디’는 인생 속에 있는 비극을 피하지 않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주디 갈랜드의 삶을 그린다. 코로나19로 지난 2월 26일 예정됐던 개봉을 잠정 연기했지만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3월 25일 개봉한다. 영화가 기다려지는 이유를 5가지로 정리해봤다.

◆20세기 최고의 스타 ‘주디 갈랜드’ 조명

‘오즈의 마법사’(1939)의 히로인(heroine, 여자 주인공), ‘도로시’로 큰 사랑을 받은 주디 갈랜드는 이 작품에서 세기의 명곡 ‘오버 더 레인보우’를 직접 불렀고 제12회 아카데미 아역상을 수상했다. 성인이 된 후 ‘스타 탄생’(1954)으로 제12회 골든 글로브 뮤지컬 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거머줬고, 1961년 미국 뉴욕의 카네기 홀 공연 실황을 담은 ‘주디 앳 카네기 홀’을 발표해 제4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앨범상과 최우수 여자 보컬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주디 갈랜드의 어린 시절은 바쁘고 혹독했다. 그렇기에 이 시절은 주디 갈랜드가 나이가 들면서 어떤 어른으로 성장할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중요한 시기다. ‘주디’는 ‘오즈의 마법사‘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아역 스타의 삶과 그녀의 생애 끝자락, 런던에서의 마지막 무대를 조명했다. 루퍼트 굴드 감독은 “주디 경력의 매우 특정한 두 순간, 즉 처음과 끝을 다뤘다는 점에서 각본에 이끌렸다”고 전하며 ‘주디’가 보통의 전기(傳記) 영화와 다름을 강조했다.

▲‘주디’ 스틸컷(사진=TCO㈜더콘텐츠온)
▲‘주디’ 스틸컷(사진=TCO㈜더콘텐츠온)

◆유수 영화제 여우주연상 휩쓴 ‘르네 젤위거’

르네 젤위거는 ‘제리 맥과이어’(1996)에서 당차고 용기 있는 싱글맘 ‘도로시’ 역을 맡아 ‘제리’(톰 크루즈)와의 케미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너스 베티’(2000)에서는 자신이 드라마의 여주인공이라고 착각하는 ‘베티’로 분해 다소 분열적인 캐릭터를 소화해냈고 ‘브리짓 존스의 일기’(2001)에서는 30대 초반 독신 여성 ‘브리짓’으로 변신해 엉뚱함과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카고’(2002)에서 차세대 스타를 꿈꾸는 ‘록시 하트’ 역을 맡아 춤과 노래로도 재능을 발산했다. 언론과 대중을 사로잡은 그녀는 골든 글로브, 미국배우조합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줬다. 이어 ‘콜드 마운틴’(2003)에서 강인한 시골 여성 ‘루디’로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미국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주디’로 미국 양대 영화상으로 꼽히는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오스카)의 여우주연상 수상을 필두로 크리틱스 초이스, 미국배우조합상 등 유수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영화 속 모든 노래를 ‘라이브’로 소화

르네 젤위거는 공식 리허설이 시작되기 1년 전부터 보컬 트레이닝을 시작해 ‘블랙 스완’(2010) 등에 참여했던 영화 음악 감독 맷 덩클리와 4개월간 리허설을 거쳤다.

이런 가운데 루퍼트 굴드 감독은 르네 젤위거에게 영화 속 노래를 라이브로 소화해달라고 요청했고 그녀는 아리아나 그란데, 션 멘데스, 카밀라 카베요 등의 보컬 코치로 유명한 에릭 베트로를 찾아가 전문적인 훈련을 받았다. 이에 ‘오버 더 레인보우’를 포함해 ‘트롤리송’, ‘비 마이 셀프’, ‘헤브 유어셀프 어 메리 리틀 크리스마스’ 등의 명곡들이 ‘주디’의 OST에 담길 수 있었다.

또한 “주디 갈랜드는 가장 용감하고 놀라운 사람 중 한 명이며 나의 아이콘이기도 하다”고 밝힌 세계적인 팝스타 샘 스미스와 르네 젤위거의 만남도 주목할 만하다. 두 사람이 함께 부른 ‘겟 해피’는 제목 그대로 음색과 리듬이 듣는 모든 이에게 행복을 안겨주기 충분하다.

◆아카데미 시상식 ‘분장상’ 노미네이트

‘주디’의 헤어&메이크업은 ‘닥터 스트레인지’(2016), ‘설국열차’(2013) 등의 제레미 우드헤드가 맡았다. 르네 젤위거를 주디 갈랜드의 얼굴형에 맞추기 위해 코 보형물 등을 제작해 데칼코마니를 방불케 할 때까지 버리고 붙이는 작업을 몇 번이고 진행했고, 매번 2시간 이상을 분장에 썼다는 후문이다.

의상은 제니 테밈이 맡았다. “주디 갈랜드는 무대 위와 밑에서의 스타일이 굉장히 다르다”고 언급한 그녀는 무대에서 공연할 때, 호텔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때 등은 물론 평소에도 파파라치를 만날 준비를 완벽하게 한 듯한 주디 갈랜드의 의상들을 상황별로 빠짐없이 준비했다.

주디 갈랜드의 기록을 바탕으로 1938년 할리우드와 1968년 런던의 상징적인 스타일을 재창조한 이들의 노력 덕분에 ‘주디’는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 분장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주디’ 스틸컷(사진=TCO㈜더콘텐츠온)
▲‘주디’ 스틸컷(사진=TCO㈜더콘텐츠온)

◆주디 갈랜드를 새롭게 ‘재조명’한 제작진

‘주디’ 프로듀서 데이비드 리빙스턴은 사망 전 마지막 순간까지 무대에 섰던 주디 갈랜드를 ‘포기를 모르는 인물’로 조명했다. 그는 “난 그동안 주디 갈랜드가 비극적인 인물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지만 그녀는 인생의 비극을 피하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면서 “무엇보다 영화 결말이 환상적으로 희망차다”고 전하며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루퍼트 굴드 감독은 “주디 갈랜드는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을 향한 사람들의 상투적인 시선을 잘 알고 있었고 그것을 다룰 줄 아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영화 속 공연들은 르네 젤위거의 화려한 퍼포먼스로 눈을 사로잡으면서도 인간적인 터치로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안겨준다. 극 중 주디가 시종일관 활기차고 위트를 잃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