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퇴근길에도 한산한 대구 동성로 일대(제공: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퇴근길에도 한산한 대구 동성로 일대(제공: 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의 여파로 대구·경북 지역의 경제가 사실상 마비된 가운데 지역 전기공사 업계도 혹독한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모양새다. 이미 지난달 26일 열린 한국전기공사협회 중앙회 제56회 정기총회에 이 지역 전기공사협회 시도회 대의원들은 일제히 불참을 선언했다.

백흠도 대구광역시회 회장과 조선관 경상북도회 회장만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사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행사는 제26대 중앙회 회장을 선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지만 대구시회와 경북도회의 대의원들은 국민 건강이 먼저라는 생각으로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는 전언이다.

모든 경제 활동이 멈춰버린 대구 지역은 전기공사 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백흠도 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구 동구 소재 K-2 공군 비행장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전기공사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완전히 정지된 상태”라면서 “군인이 밀집한 부대라 이미 출입이 완전히 통제됐고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늘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1963년 설립한 대구시회는 현재 643개 업체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이 가운데 2~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전언이다.

은종우 대구시회 사무국장은 “회원사에서 근무하는 직원 가운데 2~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그들이 재직한 업체는 아예 모든 직원이 출근하지 않고 자가격리 상태에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대구 지역 확진자가 4일 현재 4780명으로 다른 지역(전국 5328명)과 비교해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고 확산세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형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기공사 업계 종사자의 확진 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백 회장은 “대구시회 차원에서 모든 회원사에 확진자의 치료와 회복을 철두철미하게 지원하겠다는 공지를 이미 내렸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신고가 들어온 소식은 듣지 못했다”면서 “이번 코로나19 확산의 최대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의 신도 중에 회원사 일원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사태가 여기까지 온 이상 신천지라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대구시회의 방침대로 코로나 확진 여부를 정확하게 알리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면적 883.57㎢, 인구 243만2883명으로 인구밀도 2773.38명/㎢를 기록하고 있는 대구시에 비해 면적이 1만9031.42㎢로 압도적으로 넓은 대신 인구는 265만8956명으로 소폭 많아 140.28명/㎢의 인구밀도를 기록하고 있는 경상북도는 그나마 한숨을 돌릴 만한 상황이다.

이동훈 경북도회 사무국장은 “아무래도 업체들이 넓게 퍼져 있어 대구시와 비교하면 확산세가 크지 않은 점이 업계 동향에도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면서 “그래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만큼 한순간도 한눈파는 일 없이 질병의 움직임을 살펴 회원사에 피해 여부를 조속히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관 경북도회 회장은 “확진자가 나타났다는 보고는 아직 받지 못했지만, 대기업 공장이 밀집한 구미시의 경우 아예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상황이라 일도 못 하고 월급만 나가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경영 상황에 직격탄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암울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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