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 건설은 인력난, 민원 해소 대안”
싱가포르 공공공사 40% 모듈러 설계
컨테이너·저가 소비자 인식부터 개선해야
전기소방통신 분리발주 향후 중요 과제

공장제작방식인 모듈러 건설이 최근 들어 크게 조명을 받고 있다. 공기와 인력수급에서 탁월한 효과를 발휘해 건설산업 패러다임을 새롭게 제시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희대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모듈러 건설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구축 방향’이란 주제의 연구보고서를 발표, 주목을 받았다.

10일 박희대 박사를 만나 모듈러 건설의 배경과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모듈러 건설이 주목받는 배경은.

“모듈러 건설은 개도국에서는 별 관심이 없다. 선진국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은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또 근로자 수급, 특히 건설기술자를 자국에서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건설현장에 해외 근로자를 많이 채용한다. 그렇다 보니 숙련기술자도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인력 문제를 해소하고자 공장제작방식인 모듈러 건설을 주목하는 것이다. 또 도심지 공사에 대한 장비투입, 자재적재, 소음·분진 등에 대한 민원이 많다. 모듈러 건설은 시공 현장 주변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국내 적용 현황은.

“모듈러를 제작하는 공업화주택인증업체는 국내에 6개다. 모두 공장가동률이 매우 낮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급량을 확대하고 있고 SH(서울주택도시공사)도 매입임대주택에 모듈러를 포함하는 등 시장 확대 움직임이 있지만 여전히 시작단계다. 발주물량도 소규모여서 대기업 진입 동인도 부족하다. 건축물 내화기준을 경제성 있게 충족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모듈러 건설에 대한 해외 동향은.

“싱가포르는 모듈러 건설을 자국의 건설산업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과제로 설정하고 정부 주도로 적극적인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공공공사 모듈러 적용 비율이 2016년 10%, 2017년 19.2%로 증가했으며 올해에는 40%까지 끌어올리고 관련 전문 기술자 3만5000명을 육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영국은 전체 건설생산에서 모듈러 비율이 약 7%에 달하며 영국 정부는 기존의 건설 보증체계와 조달방식, 비즈니스 모델이 모듈러 건설의 적용에 하계로 작용하는 점을 인지해 이에 대한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모듈러 건설 활성화 방안은.

“먼저 인식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 높은 관심에 비해 실제 활성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모듈러를 컨테이너, 저가 건축물로 이해하는 시장 소비자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사용자 입장에서 모듈러가 확실히 검증됐다고 보기 어렵다.

둘째로는 발주, 특히 기성지급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 모듈러 건설은 설계단계부터 모듈러 제작에 들어가야 한다. 모듈러 제작업체는 사업초기에 비용투자가 많다. 현행 기성지급은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

셋째로는 분리발주도 앞으로 논의해야 한다. 전기·통신·소방은 분리발주하고 있다. 모듈러 제작과정에서 각 공정을 어떻게 분리할지가 모호하다. 또 현장 조립과정에서도 답을 찾아가야 한다. 아직 분리발주를 논할 정도로 모듈러가 활성화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앞으로 모듈러 건설이 정착하기 어렵다.”

▶모듈러 건설의 향후 전망은.

“모듈러에 대한 관심은 공동주택에 집중돼 있다. 철근, 목재 등 다양한 건설자재에 이미 모듈러가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 모듈러 건설은 다양하게 확대될 것이다. 이를 위해 입찰 발주방식 등 제도적 보완에도 더욱 면밀히 나서야 할 것이다.”

여기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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