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업계, 수소 생산방식과 생산규모 등에 ‘관심’...핵심은 재생에너지 활용한 수전해
지자체도 수소기반 에너지 거점도시 조성 나서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에 국회가 관련법 제정으로 화답하며 관련 산업과 이에 대한 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다.

그중에서도 전력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저장한 뒤 필요할 때 수소를 다시 전력 생산에 활용하는 ‘수전해’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0년 수소산업 전주기 진단과 경제성 분석 및 사업화 전망 세미나’에서는 국책연구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수전해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지난해 1월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9일에는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안(수소법)이 국회 본회를 통과하면서 수소경제가 탄력받는 모양새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도 거론된 바 있었던 수소경제가 당시 흐지부지됐던 원인 중 하나가 법적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번에는 수소법이 제정됐으므로 예산확보와 사업 지속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의 화두는 단연 ‘수전해’였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발전 출력이 전력수요를 넘어설 때 초과공급분을 활용해 물을 분해함으로써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수전해다.

이렇게 생산된 수소는 전력수요가 늘어나 공급이 부족할 때 연료전지나 연소 등을 통해 전력생산에 활용하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전력을 가스로 전환·저장·활용하는 이와 같은 방식을 통해 수소뿐만 아니라 메탄도 생산하고 있으며 이처럼 전력을 가스로 전환하는 것을 P2G(Power to Gas)라고 한다.

김 연구위원은 이날 발표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며 “추출수소, 부생수소, 수입수소 등의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할지가 제일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초 자원 채굴부터 수소 생산까지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수소생산의 탈탄소화와 경쟁 가능한 수소가격 등을 목표로 2030년까지 추출수소 비중을 50%로 낮추고 부생수소, 수전해 비중을 각각 16%, 24%까지 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추출수소는 천연가스 개질을 통해 생산한 수소를 뜻하며 부생수소는 석유 정제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말한다.

김 연구위원은 수전해를 활용할 때 재생에너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과 부생수소를 활용한 수소생산에는 제한이 있다는 한계를 언급하며 수소 수요가 늘어나는 2040년에는 부생수소와 천연가스, 수전해 비중을 각각 5%, 30%, 8%로 가져가는 방안을 권고했다.

해당 권고안은 2030년과 2040년 시나리오에서 나머지 비중은 수입을 통해 해결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심층적인 토론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익을 추구하는 민간기업들도 수전해 산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문상봉 엘켐텍 대표는 “세계적으로 수소경제의 핵심 키워드는 규모 확대”라며 “규모를 확대할 때 생산, 저장·수송, 이용에 관한 균형이 잘 맞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소경제를 이해하기 위한 세 단어로 탈탄소, 대량생산, 저가를 제시한 문 대표는 외국의 사례를 소개하며 선진국에서는 ‘수소 저장’에 대한 고민이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부와 국회가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책·입법에 나선 가운데 이에 발맞춰 학계와 업계가 ‘친환경 수소’를 통한 산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지자체도 수소산업을 기반으로 에너지 거점도시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원도는 이날 대진원전이 들어설 예정이었던 부지를 활용해 삼척시를 수소 광역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윤인재 강원도 에너지과장은 “삼척시가 지난해 12월 수소 연구·개발(R&D) 특화도시로 선정됐다”며 “수소 도시·산업단지에 이와 연계할 수 있는 친환경 리조트 등을 함께 조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강원도는 수소 전주기 생태계 중 ‘운송·저장 클러스터’ 조성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고 늦어도 내년부터 클러스터 조성에 착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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