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의 가파른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2018년 최초로 100GW 시대를 열었고, 2019년 120GW ~ 130GW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세계 태양광 누적 설치량은 630GW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태양광 1GW 설치량은 원전 1기 규모에 해당). 우리나라 태양광도 2016년 0.9GW, 2017년 1.3GW, 2018년 2GW, 2019년 3.1GW를 기록하며 지난 3년간 연평균 50% 이상 성장하였다.

2020년에도 세계 태양광시장은 전통의 BIG4(중국 미국 유럽 인도)와 신흥강호(베트남, 멕시코)가 주도하는 가운데 동남아, 중남미, 중동, 호주가 밀어주고, 아프리카도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150GW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태양광시장도 기본적으로 성장기조를 유지하겠지만, 4월 총선 결과와 4대문제(REC, 인허가, 입지, 계통) 해결(또는 개선) 여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승부를 결정짓는 건 태양광산업일 것이다. 태양광산업은 지난 10년 간 중국과 치열한 원가경쟁을 벌여왔다. 올해부터는 기술경쟁까지 전면화 된다. 앞으로 1-2년간 원기력(원가+기술경쟁력)의 치열한 백병전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 태양광산업의 존폐가 결정될 것이다. 태양광 시장의 확장성과 태양광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시민들의 자각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정부 또한 태양광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국가성장동력화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중국과의 원기력에서 승리하고, 2025년 전 세계 그리드 패리티와 태양광빅뱅, 그리고 연 500조 시장을 대비하는 마음으로 ‘2020 태양광 10대 키워드’를 제시해 본다.

1, 태양광산업 국가전략산업 지정・육성

한국태양광산업은 지난 10년간 파상적인 원가공세로 세계 태양광시장을 제패한 중국과 치열한 사투 속에서도 끝내 살아남았다. 중국과 함께 유일하게 태양광 밸류체인을 유지하고 있으며, 세계 최고의 기술경쟁력과 품질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10년의 긴 터널을 뚫고 온 한국태양광산업계는 이제 도약을 꿈꾸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중국 견제심리, A/S 문제 등으로 한국산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고, 친환경 고효율 프리미엄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는 국제적 흐름도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우리나라 재생에너지의 핵심인 태양광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집중 투자한다면 반도체에 버금가는 국가 미래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고용창출 효과가 크고, 4차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며, 에너지 안보•자립에 기여하고, 수출 효자종목이 될 수 있다.

2. REC(소규모 사업자 생태계 활성화 방법론과 대중소 동반성장 철학 정립)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힘입어 시장은 태양광 시장은 커졌지만 REC 급락으로 소규모 사업자 생태계가 무너질 위기다. 재생에너지 의무공급비율 상향(발전사업자의 재생에너지 의무공급량 확대), 의무공급량 유예제도 폐지, 바이오-SRF 발전 중단, 우드펠릿 가중치 폐지, ESS 가중치 폐지 및 에너지 효율화 사업으로 항목 조정, 소규모 태양광 전용시장 마련, 한국형 FIT 적용 확대, 건축물 재생에너지 사용 의무화 및 비율 확대, 설비용량별 풍력 REC 가중치 차등적용 및 소형풍력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 REC 문제 해결과정을 통해 소규모 사업자 생태계 활성화 방법론과 대중소 동반성장의 철학이 정립되기 바란다.

3. 태양광빅뱅(연 500조 시장이 달려온다)

2025년경에 전 세계적으로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화석연료•원자력 발전단가와 같아지는 시기. 미국•중국•브라질•인도 등은 이미 도달했음)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제품단가는 보다 저렴해지고, 기술혁신으로 태양광 효율은 지금보다 2배 이상 좋아질 것이다. 기능성 태양광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 것이다. 이러한 조건이 맞물려 태양광시장이 폭풍 성장하는 태양광빅뱅이 시작될 것이다. 연 500조 시장이 다가오고 있다.

4. 친고기(친환경+고효율+기능성 태양광은 2020년대 최고의 트렌드)

2020년 세계 태양광시장 트렌드는 친고기다. 작년 상반기부터 시작된 친환경+고효율 태양광 흐름이 이제는 대세가 되었다. 올해는 한발 더 나가 친환경+고효율+기능성 태양광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다. 기능성에 대한 강조는 경관과 디자인에 대한 기본 욕구가 ‘공공기관 신규 건축물 신재생에너지 설치의무화’와 맞물려, 건물일체형 태양광, 창문형 태양광, 태양광 건축외장재 등의 형태로 본격화될 것이다.

5. 원기력(원가경쟁력+기술경쟁력에 중국과의 승패가 달렸다)

2010년대 지난 10년은 원가경쟁의 시대였다. 올해부터 향후 5년간은 원기력의 시대가 될 것이다. 중국은 2018년부터 탑 러너(Top-Runner)정책을 실시해 기술고도화를 꾀해왔고, 올해부터 경쟁구도를 원기력으로 전환하여 계속 태양광 패권을 공고화하려 할 것이다. 원가경쟁력과 기술경쟁력을 모두 갖춘 기업이 살아남고, 세계를 제패하게 될 것이다. 이에 대비해 태양광산업을 국가전력산업으로 지정하고 (기술/품질/서비스 등 전 분야의)산업 경쟁력 고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6. 좌영농 우수상(영농형태양광+수상태양광 통한 입지문제 해결)

2018년 실질적으로 임야 태양광을 봉쇄하는 산지법 시행령 개정 이후 태양광 시장의 중심이 중대형으로 이동하고 있다. REC 급락, 각종 민원, 인허가, 계통문제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사업환경에서 입지마저 부족해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귀농귀촌 활성화와 농촌공동체 복원, 농가소득 증대, 에너지전환 주체 형성 등을 위해 쌀농사와 전기농사를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다년간의 모니터링과 연구과정을 통해 안전성, 환경성, 경제성이 검증된 수상태양광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좌영농 우수상을 필요하다.

7. 웅진에너지(한국태양광산업 밸류체인을 사수하라)

우리나라 태양광의 강력한 강점 중에 하나가 밸류체인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밸류체인 자체가 경쟁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태양광 밸류체인 한 축이 무너지면 도미노현상이 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우리나라 유일의 잉곳, 웨이퍼 생산기업인 웅진에너지 법정관리에 있는 실정이다. 올해 안에 적절한 인수자를 만나지 못하면 청산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아니면 경쟁관계에 있는 중국기업에 넘어갈 수도 있다. 여러 조건을 봤을 때 세계 1위 태양광기업인 한화에서 인수하면 가장 이상적이고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을 것이다.

8. 재활용(자원절약과 효율화 한단계 업그레이드의 계기)

작년 8월 28일 환경부-산업부-한국태양광산업협회 3자 간에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재사용 도입을 위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협약식이 있었다. 3년간의 연구와 실증사업을 통해 23년부터 태양광 재활용제도가 시행된다.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자원 절약과 효율화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태양광 재사용•재활용 기술,산업,회수철거운송이 새로운 사업으로 떠오를 것이다. 재생에너지 분야에도 본격적인 화두가 되고, 기업환경에도 상당한 변화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9. 태소풍(태양광+소형풍력. 융복합 시너지를 창출하라)

4차산업혁명의 가장 큰 특징은 빅데이터에 기반한 인공지능의 활용과 초연결성에 기초한 융복합화이다. 재생에너지 중에 탁월한 융복합 능력을 갖춘 것이 태양광이다. 태양광은 특유의 수용성으로 대부분의 물체와 자연스럽게 융복합이 된다(자기 주변에 있는 물건들을 태양광에 대입하면 자연스럽게 000태양광, 또는 태양광000가 된다). 태양광과 소형풍력이 직접 결합이나 연계하는 방식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저풍속에도 저소음과 탁월한 전기생산력을 가진 소형풍력과 태양광이 결합되면 우선 소규모 에너지 자립마을이나 나노그리드 건설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제로에너지빌딩을 만들 때 건물내장형 소형풍력과 태양광 조합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태소풍처럼 창의적인 재생에너지 융복합을 시도하다보면 멋진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10. 남베북경(남쪽의 베트남에 주목하고, 북한과의 경협에 대비하라)

세계 공급체인의 일부가 중국에서 베트남과 인도로 이동하고 있다. 베트남은 그 수혜를 가장 많이 받고 있다. 경제가 연평균 10% 정도씩 성장하고, 그에 따른 전력수급문제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해결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2018년 400MW에서 작년에 6000MW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몇 년간은 세계에서 가장 핫한 나라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아직 리스크가 크긴 하지만 북한과의 경협에 대비해야 한다. 지난 2년간 우리가 기대하거나 예측한 대로는 진행되지 않은 건 분명하다. 그러나 북미 간의 긴장과 갈등이 깊어진 만큼 급작스레 반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 5월경에 트럼프가 전격적으로 빅딜을 시도하고, 제재국면인 해소된다면? 실지로 그런 상황이 생길지 암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분명한 건, 그때 가서 준비하는 건 이미 늦을 것이다.

그러니 미리미리 남베북경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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