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안전 분야 대표 IoT 융합기술 ‘IoT 전력설비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통신기술로 실시간 전력설비 정보 전송 전기화재 예방에 탁월한 효과 기대
케샘(KESM)’ 창업지원 통해 신재생에너지 등 보급 확대
다양한 전기설비 시설안전관리 수행 민간 전기안전관리 분야 종사자 지원

최근 1~2년 사이에 전기안전에 대한 문화가 바뀌어 가고 있다.

그동안 전기화재가 발생하면 화재 원인을 분석하고, 피해를 입은 설비를 개량하는 등 사후처리에 가까웠던 것이 한국의 전기안전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전기사용 환경은 세계 어떤 선진국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을 자랑한다. 그동안 지속적인 제도개선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선진국 수준인 전기화재점유율 20%대를 유지하며 안전한 전기사용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고 있는 것.

그러나 사실상 20% 초반대에서 멈춰버린 전기화재 점유율을 더욱 낮추기 위한 방안 마련은 우리 전기산업계의 주요 과제가 됐다.

이와 관련 최근 몇 년간 시장의 주요 키워드였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두는 전기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바탕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사후조치에 가까웠던 전기안전 시스템을 사전예방의 형태로 바꾸고 보다 첨단의 기술력을 반영한 관리 체계로 전환되고 있다.

또 하나의 변화는 국내 전기안전 관련 공기업인 전기안전공사 외에 민간의 영역으로 시장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민간의 전기안전 관련 창업을 유도하고, 전기안전 제품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을 실시하는 등 민간 시장 창출은 최근 전기안전 분야의 미래를 여는 또 다른 키워드다.

◆IoT 융합 전기안전 시대 열린다=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제1차 산업혁명이 최근 제4차 산업혁명으로까지 이어졌다. 각 시대의 산업을 관통해 온 산업혁명은 경제의 변화를 통한 사회 구조의 변화를 이끌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 속에 놓여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발맞춰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기술개발이 전 산업계에 걸쳐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X’로 대표되는 다양한 지능화 사업들은 우리 삶의 편리를 더했고, IoT와의 연계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와 서비스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전기안전 분야에서의 IoT 융합기술을 꼽으면 IoT 전력설비 모니터링 시스템인 미리몬이 대표적이다.

미리몬은 IoT 기술을 활용해 전력설비를 관제실에서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통신기술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력설비 정보가 전송되기 때문에 전기화재 예방에 탁월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전기안전연구원은 서울시 내 전통시장 2곳에 미리몬의 시범설치에 나선 바 있다. 아울러 서울시내 뿐 아니라 전국을 대상으로 4000여개 점포 및 다중이용시설에 미리몬을 보급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기반 다지기에 힘을 쏟았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에 보급된 미리몬만 1만여대에 달한다. 이를 통해 전통시장과 취약설비 등 사업모델 확산에 나섰다는 평가다.

연구원은 또 지난해 3상용 제품 개발을 통해 미리몬의 기능을 보다 강화했다. 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원격으로 전기설비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셈이다.

신제품에는 아크 검출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일반적으로 기존 아크 검출 기술의 경우 단일 부하 검출은 쉬운 반면 복합부하일 경우 검출이 어려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커피포트 같은 새로운 부하를 콘센트에 연결하는 순간 이를 아크로 인식해버리기 때문에 아크검출 데이터의 신뢰를 높이는 게 큰 과제다.

전기안전연구원은 복합부하의 아크검출 신뢰를 높이기 위한 데이터 축적 및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미리몬 내부의 통신기능을 활용해 오동작 여부를 파악하고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를 해소한다는 것.

최신 기술을 접목한 전기안전 교육을 통해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데도 힘쓰고 있다.

전기안전공사 산하 전기안전교육원은 이 같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은 보다 실전적 콘텐츠 개발에 최근 도전했다. 전기안전교육원은 지난해 VR기반 전기설비 교육‧훈련시스템 개발을 마무리짓고 본격적인 보급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장 경험이 부족한 검사원 등에게 보다 쉽게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기안전공사 직원들이 검사 및 점검 현장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설비들을 VR 속으로 모두 옮겨둔 게 이 기술의 핵심이다.

▲H빔 ▲프레임 ▲큐비클 ▲GIS ▲보조계전기 등 다양한 메뉴에 접속할 수 있으며, 오랜 시간 디테일 중심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인 만큼 현장에 처음 도착해서 모든 검사를 끝나고 현장을 떠날 때까지의 모든 행동을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제공하고 있다.

현장과 최대한 비슷하게 가상세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였던 만큼 교육 효과 역시 뛰어날 것으로 교육원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특고압 설비에 대한 공포감이 높은 직원들에게 보다 쉽게 설비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수차례에 걸쳐 반복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교육시스템 속에 나오는 다양한 설비를 실제로 교육장에 갖추려면 250억원 이상의 비용을 필요로 한다. 이 시스템은 VR을 구동할 수 있을 정도의 사양 이상의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교육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직원의 숙련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

VR 시스템의 보급과 함께 전기안전 교육에 대한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민간 전기안전시장 문 연다=전기안전공사는 단순히 제품 개발과 보급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민간의 전기안전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우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미리몬 기술이전을 2년에 걸쳐 실시했다. 전기안전연구원은 지난 2018년 총 9개 중소기업에 기술을 무료로 이전했다. 미리몬의 확대보급 및 사업화를 위해 민간이 참여하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지난해에도 총 3개 업체에 신형 3상 미리몬 제품을 기술이전했다. 이 가운데 2개 업체는 지난해 이미 단상 미리몬 모델의 기술을 이전받은 기업이다. 지난해 9개 업체에 더해 올해 1개의 신규업체가 참여함으로써 미리몬 사업화를 준비하는 민간기업의 숫자만 총 10개에 달하고 있다.

전기안전 분야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업지원도 지속실시하고 있다.

전기안전공사는 ‘케샘(KESM)’ 창업지원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등의 보급확대에 발맞춰 다양한 전기설비의 시설안전관리를 수행할 민간 전기안전관리 분야 종사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창업 정보와 함께 지원금을 제공, 법정계측장비 등 경제적 지원 뿐 아니라 창업에 필요한 법제도와 절차에 대해 공사 소속의 변호사, 회계사 등 맞춤형 컨설팅까지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케샘 창업지원단이 발족하며 사업이 시작됐고, 같은 해 12월 전북 익산에서 첫 번째 창업 주인공이 배출됐다. 1기 창업지원단을 통해 총 7개팀, 42명을 지원했다.

전기안전공사는 지난해 2기 창업지원단을 꾸리고 7개 팀과의 창업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2월 전남 목포 소재 전남서부지사 사옥에서 2019년도 첫 번째 창업지원 성과가 나왔다.

전기안전관리 대행 전문업체인 한국서부전기안전관리가 창업에 성공하면서다.

공공기관과 민간업체의 상생 협력을 통해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뒷받침할 민간 일자리 창출 우수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창업지원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민간 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의 성공적 수행을 위한 전기안전 협력에도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전기 분야 설계, 감리 등 지원업종을 확대하는 한편 시니어·청년 구인 인력풀을 활용한 스타트업(Start-業) 매칭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좋은 일자리 창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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