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일 ADB 동북아전력연계 Strategic Committee 위원
이동일 ADB 동북아전력연계 Strategic Committee 위원

2019년 6월에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8개월의 숙의를 거쳐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확정했던 것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새로운 십년의 경자년 2020년 시점에서 세계 동향을 살펴보면 신재생발전 증가율이 예상보다 빠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오일대국 사우디아라비아 조차 국가 정책으로 2023년까지 9.5GW였던 신재생 증설의 단기목표를 27.3GW로 3배 이상 증가시키는 등 세계적 증가 추세가 파격적이다.

지난해 10월 제8회 세계재생에너지총회에서 발표된 ‘2019년 발전설비증설 세계통계’를 보면 신재생 발전이 전체 발전설비 신규증설의 65%선을 넘어 섰고, 에너지 변환의 모범 국가인 독일은 전체 발전에서 신재생 발전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도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20%를 신재생으로 발전할 계획이다.

많은 국가들이 에너진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성공사례는 유럽에서 찾을 수 있다. 성공의 기본요소는 시스템적으로 유럽 38개국의 계통이 하나로 연계돼 전력 융통을 실시간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독일의 경우 10개의 송전선로가 주변 국가와 연계돼 있다. 덕분에 독일이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탈 원전을 선언하면서 북해의 풍부한 풍력자원을 활용해 세계에서 가장 선두적인 풍력기술을 갖고 에너지전환의 성공을 이끌었다. 더 나가 이러한 선두 풍력기술을 비지니스 모델로 활용해 세계 풍력시장을 리드해 오고 있다.

유럽이 에너지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국가 간 연계를 통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하고 부족한 전력을 융통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주변국과의 계통연계가 에너지전환의 성공을 이끌 수 있는 첫 번째 요소가 될 것이다.

ADB가 동북아 5개국과 3년 동안 추진해 발표한 NAPSI(Northeast Asia Power System Interconnection)를 보면 몽골 고비사막에서 100G의 태양광과 풍력 등을 통해 전력을 생산해 HVDC 송전으로 연계하는 논의가 활발한데 우리도 이 사업을 정부차원에서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동북아 전력연계를 통해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우리의 전력예비율 22%를 유럽처럼 5% 이하로 낮출 수 있다면 천문학적인 경제적 이익은 물론 건설이 포화된 국내 전력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40년 에너지 전환 달성을 위해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에너지 효율을 강화한 DR시장의 활성화로 에너지 소비구조의 혁신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앞선 IT기술을 활용한 4차산업 기술을 접목한 에너지 관리제도 육성이 필요하다.

또 개도국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전력산업계의 환경을 선진국 관점으로 개선해야 한다. 한 예로 개도국 시절 유래없는 초고속 성장을 한 우리나라는 타 어느 분야보다도 전력설비 건설, 전기시공 분야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때문에 이 분야에 지금도 전력산업 인구가 대단위로 분포되어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공기업 한전이란 안전한 시장에 안주 하다보니 국제경쟁력 저하로 인해 시공기술이 국제화 되지 못하고 타 분야처럼 세계시장으로 진출치 못한 안타까움이 있다.

따라서 이 분야도 이제는 효율적 운영과 안전에 중점을 두는 선진국 전력시스템 환경으로 과감히 세계화 해야 할 것이다. 3만2000달러의 국민소득에 맞는 친환경과 안전 그리고 높아진 국민 눈높이 수준에 맞는 사회수용성에 역점을 두고, 2040년 에너지전환 정책과 보조를 맞추어 추진 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정책을 미래 지향적으로 준비하고 실현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 목표 달성을 위한 정부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개발과 이를 실행할 인력양성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또 2040년에 에너지전환 달성을 위한 전력, 가스, 열 시장제도를 선진화하고 이에 맞는 인프라를 구축토록 해야 할 것이다. 선진국 형의 인프라 구축에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의 특성과 세계추세를 감안해 대단위 해상풍력과 해저케이블 기술개발에 역점을 둘 것을 추천하고자 한다.

1882년 세기의 에디슨이 Peral Street Station을 구축하고 인근지역 DC 110V 전력사업을 시작했던 미국이 100여년이 지나며 전기제조업을 멀리해 전력산업 주도권을 유럽에 내줬으며 유럽은 38개국간 계통연계를 넘어 대단위 인공섬에 해상풍력을 공동으로 구축하고, 50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급부상한 해저케이블로 유럽 본토를 넘어 주변 대륙과 전력연계를 확장하면서 에너지 변환을 주도하고 있다. 이웃 중국도 GEI 정부정책으로 세계화를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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