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천연가스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지금까지 LPG(액화석유가스)로 난방과 조리를 했다면 내년부터는 LNG(액화천연가스) 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최근 제주에서는 액화천연가스 생산기지 준공식이 열렸습니다. 한국가스공사의 이름으로 건설된 이 생산기지는 앞으로 두 개의 저장 탱크에서 4만5000ℓ급의 천연가스를 공급하게 됩니다.

약 10년 만에 이룬 쾌거라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정상 제주를 방문하지 못했지만,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 강창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 제주시갑),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 정계와 산업계의 주요 인사들이 참여해 그 의미를 더했습니다.

하지만 제주 LNG 시대가 꽃길만 걷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입니다. 이는 원희룡 지사의 축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희룡 지사는 “완전한 LNG 공급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고도화된 기술을 필요로 하는 LNG 공급은 이제 각 가정에 배관을 통해 공급을 시작해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이 와중에 제주 일부 지역에서는 LNG 반대론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LNG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는 거주 지역의 LNG 통과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각종 사고 위험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곳곳에 플래카드가 설치돼 주민의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이 지역주민들은 당분간 LNG의 혜택을 받기도 어렵습니다. LNG 관만 지날 뿐 읍면 마을은 경제성이 없어 가스가 공급되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누구 좋으라고 LNG 관을 설치하냐”는 주민의 항의는 일견 타당해보이기도 합니다.

한국가스공사는 “LNG 가스 폭발 사고 위험성이 매우 적다”면서 “공사 이후에도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설득했습니다. 하지만 혜택 없이 희생만 강요하는 모양새인 LNG 관 설치가 주민의 공감을 얻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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