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압기, 개폐기, 애자 등 전력설비에 칠해 코팅제로 활용...현재 현장 실증시험

고성능 부착방지 코팅제 시공 후 모습
고성능 부착방지 코팅제 시공 후 모습

물줄기가 스며들지 않는 연잎표면의 성질을 모방한 나노소재의 화학표면 코팅물질을 전력설비 표면에 칠해 오염을 방지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연잎 표면은 3~1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융기들로 구성돼 있어 빗물이 거의 묻지 않고, 물방울이 흘러가면서 먼지 입자를 제거하는 자기세정 기능을 갖고 있는데 이 기능을 모방해 전력설비 코팅물질을 만든 것이다.

한국전력(사장 김종갑) 전력연구원과 충남대학교, 삼화페인트가 공동 개발한 ‘생체모방 나노기술을 활용한 코팅 기술’은 기존의 아크릴과 실리콘 오일이 분리돼 실리콘이 줄어들수록 성능이 저하하는 코팅제 대신 아크릴과 실리콘을 하나로 합성·결합해 내구성은 2배, 도료 가격은 1/4로 낮췄다.

도심지역에 설치된 변압기·개폐기와 같은 전력설비는 불법광고물, 자동차 매연 등으로 오염이 빨리돼 유지 관리에 어려움이 많았다. 또 송전선로의 애자도 비바람으로 인한 백화, 침식현상으로 파손이 발생하기 쉬워 수시로 상태를 관리해야 했다.

지금까지 오염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한 도료는 유효기간이 짧고 코팅제에 들어 있는 오일 성분이 오히려 내구성·지속성을 떨어뜨리는 문제를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력연구원이 개발한 생체모방 코팅도료는 자기세정, 부식 및 오염방지 기능뿐 아니라 지상기기 외부 표면에서 열을 반사하고, 내부 이동은 감소시키는 차열 안료 성분이 있다. 이로 인해 전력기기에 칠하면 화재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특징도 있다. 또한 동절기에 송전선로는 얼음 맺힘으로 인한 단선사고가 발생하는데 이를 방지하는 특수 코팅막 기술도 첨가됐다.

전력연구원은 생체모방 나노기술을 지난 3월부터 대전 배전기기 외함 9개소를 대상으로 현장실증시험을 진행 중이다. 중간 평가 결과 기성품 대비 우수한 오염 방지효과를 확인했으며, 이 기술을 중견기업에 이전해 상품화할 계획이다.

전력연구원은 현장실증이 완료되는 이달 이후에는 전국 사업소의 지상기기에 확대 적용하고, 낙서방지 등의 기능을 보강해 국내외 기술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력연구원 관계자는 “전력기기 나노코팅기술은 기기의 오염을 방지하고 열화까지 방지할 수 있어 깨끗한 미관 확보는 물론 장기적으로 유지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앞으로 전력기기뿐만 아니라 태양광 패널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한 코팅 소재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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