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협회·한전산업, ‘KEPIC 환경기술 세미나’ 개최
민·관 사례발표 통해 미세먼지 저감 노력 공유
특강 통해 미세먼지 국제협력 방안도 논의

추장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1일 대전 유성구 유성호텔에서 열린 ‘제9회 KEPIC 환경기술 세미나’에서 ‘미세먼지 대응 국제협력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추장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1일 대전 유성구 유성호텔에서 열린 ‘제9회 KEPIC 환경기술 세미나’에서 ‘미세먼지 대응 국제협력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다시 한반도를 공습하면서 국가적으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한전기협회와 한전산업개발은 21일 대전 유성구 유성호텔에서 ‘제9회 KEPIC 환경기술 세미나’를 공동으로 열고 미세먼지 측정기술과 저감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역시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다양한 기술에 대한 소개가 주를 이뤘다.

정부가 ‘탈석탄’을 천명한 가운데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 석탄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석탄 역할론’이 힘을 받기 위해서는 대기오염물질 최소화를 통해 환경성 논란을 극복해야 한다는 최소한의 조건이 있다.

2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세미나 역시 그 전제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풀이된다.

21일 대전 유성구 유성호텔에서 열린 ‘제9회 KEPIC 환경기술 세미나’에서 청중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21일 대전 유성구 유성호텔에서 열린 ‘제9회 KEPIC 환경기술 세미나’에서 청중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여러 분야에서 미세먼지 저감 사례 발표

세미나에서는 민·관이 미세먼지와 관련한 각자의 대응사례를 공유하며 서로에게 벤치마킹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권명 두산중공업 과장은 고효율 정전 습분제거기(EME) 기술을 소개하고 500㎿급 발전소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해 설명했다.

EME는 높이 10m 이내의 압축적인 설비로 2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먼지·응축수를 낮은 차압으로 제거할 수 있다.

이 과장은 “국책과제 수행을 통해 백연과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고효율 EME 개발을 완료했다”며 “국내 발전소에서 실증을 진행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경쟁사 제품과 비교했을 때 집진판·방전극 모두 판형으로 구조적 형상을 개선하고 모듈화를 통해 집진효율이 높다”며 “탄소발자국을 저감하고 설치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수복 한전산업 차장은 석탄분진과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는 ‘스크래퍼’ 형식의 석탄분배기를 소개했다.

최 차장은 “기존 트리퍼 카 형식의 석탄분배기에서는 상탄 과정에서 낙차가 커 분진이 많이 발생하며 주행식 설비로 안전사고 위험도 존재한다”며 “스크래퍼 형식의 석탄분배기를 남부발전 하동발전본부에 시범 적용한 결과 비산먼지 농도가 77%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과 한국기계연구원도 발전소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을 공유했다.

김준한 한전 전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그간 전력연구원이 ▲고유 환경기술 개발을 통한 기술자립 ▲세계 최고 수준의 온실가스 저감기술 개발 ▲도서 지역 자발적 오염 저감 추진 ▲국내 최고 수준 미세먼지 평가 인프라 구축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고 소개하며 각각의 성과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이어 ▲입지 응집 조대화·집진 기술 ▲슬립 암모니아 제거 기술 ▲미세먼지 거동평가 등 전력연구원이 추진하고 있는 미세먼지 저감기술도 소개했다.

이대훈 기계연구원 실장은 22일 플라스마(Plasma)를 활용해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기술에 관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온화 가스의 전기적 중립 상태’를 의미하는 플라스마를 활용한 ‘저(低)녹스(Nox) 버너’ 등의 기술을 활용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대기오염물질 대응 위해 국제협력 절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주제발표에 앞서 추장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특강이 이뤄졌다.

추 선임연구위원은 ‘미세먼지 대응 국제협력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한 특강을 통해 유럽·북미지역에서 체결된 국제협약을 소개하고 한·중·일이 동북아시아 미세먼지를 위해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동북아 지역의 협력이 ▲국가별로 협력에 대한 상이한 기대 ▲이익과 힘의 불균형 ▲책임논란 등으로 인한 정치 이슈화 변질 가능성 ▲낮은 수준의 회복력 등 복잡성·민감성·취약성 등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0일 한·중·일 3국이 발표한 미세먼지 공동보고서에 대해 추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이 미세먼지의 국가 간 이동에 공감했다는 것은 앞으로 미세먼지 대응을 위해 협력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효과적인 협력을 위한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첫발을 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성과를 발판삼아 ▲정책·기술과 연계한 협력프로그램 지향 ▲고농도 미세먼지 긴급대응 등 공동행동 시스템 구축 ▲미세먼지 이슈 국제화를 통한 글로벌 대응체계 모색 등을 지향함으로써 유럽의 장거리 월경성 대기오염 협약(CLRTAP), 북미의 미국-캐나다 대기질 협정(CUAQA)에 버금가는 동북아 국제협약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선임연구위원은 “파리협약은 각 국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한 뒤 보고·평가한다”며 “한·중·일 3국도 국가 간 대기오염물질 이동량을 줄이는 부분에 집중해서 자발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평가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10년 안에 의미 있는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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