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고무 강자 금호석유화학, 3분기 실적 절반 뚝
LG-SK-한화, 배터리 & 태양광 주력 선언

금호석유화학 여수공장
금호석유화학 여수공장

화학 업계에서 전통의 기초화학은 저물고 신에너지 분야가 성장하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기초화학은 각 기업에서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다. 기초화학의 비중이 높은 화학 기업은 낮은 실적에 시달리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페놀 유도체 제품이 수요 부진을 겪으면서 발생한 악재다.

NH투자증권 황유식 연구원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3분기에 합성고무, 합성수지, 페놀 유도체 등 주요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황 연구원은 페놀 유도체를 직접 언급하면서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의 실적 부진이 전체 영업이익 축소의 주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금호피앤비화학에서 페놀 유도체를 생산한다.

황 연구원은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은 68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5%, 전 분기 대비 51.1% 각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의 실적이 비스페놀A와 페놀, 아세톤의 스프레드(제품과 원료 가격 차이) 축소로 인해 부진한 것이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BPA 스프레드가 올해 6월부터 축소되면서 3분기 페놀 유도체 사업의 영업실적이 적자로 돌아섰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폴리카보네이트(PC)와 에폭시 등 전방산업의 수요가 부진해 BPA 스프레드도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합성고무 사업 부문 공급과잉이 이어지고 있다”며 “4분기도 합성수지, 합성고무 등 주요 사업부의 계절적인 비수기에 들어서 스프레드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황에 장사 없다’는 유화 업계의 속설 가운데서도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와 페놀 유도체의 강세를 바탕으로 호성적을 기록해왔다. 화학 기업들이 배터리, 바이오 등으로 ‘다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금호석유화학은 기초화학 내부에서 합성고무, 페놀 유도체 등으로 ‘자체적인 다각화’를 추구해 불황을 극복했다는 평을 받았다.

금호석유화학의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 오는 4분기에는 페놀 유도체를 비롯해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등도 불황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비수기 기간이기 때문이다.

전통의 기초화학 분야가 빛이 바래지는 가운데 배터리, 태양광 등 신에너지 분야는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LG화학이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19’에 참가해 모델들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용 파우치 배터리(왼쪽)와 순수 전기차용 파우치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LG화학이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19’에 참가해 모델들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용 파우치 배터리(왼쪽)와 순수 전기차용 파우치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LG화학은 이제 완연히 배터리 제조업체로 거듭나는 모양새다. 매출의 23%를 차지하는 배터리 사업은 5년 안에 50% 수준으로 올린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과의 미국 내 배터리 소송전도 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LG화학의 야심이 그대로 노출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비디오테이프부터 CD까지 전통적으로 필름을 제조하던 기업인 SKC는 전기차 배터리와 태양광용 필름 제조에 주력하고 있다.

SKC는 지난 6월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동박 제조업체인 KCFT 지분 100%를 1조20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또 태양광 모듈 뒷면을 보호하는 백시트(Back Sheet)를 만들 때 쓰이는 폴리에스터 필름을 제조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주력을 위해 기초화학과 통합하는 결단을 내렸다. 지난 7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합병한 것이다. 한화케미칼에 따르면 합병 조치는 석유화학 산업의 불황 진입과 급격한 대외 환경 변화 속에서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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