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LG화학 사장, 배터리 컨퍼런스서 기조연설

김종현 LG화학 사장이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컨퍼런스 2019(The Battery Conference 2019)에서 ‘전기차 시장 성장과 배터리 제조사의 역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종현 LG화학 사장이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컨퍼런스 2019(The Battery Conference 2019)에서 ‘전기차 시장 성장과 배터리 제조사의 역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앞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환경규제가 이끌 것입니다. 이에 맞춰 배터리 제조사도 환경친화적인 생산을 해야 합니다.”

김종현 LG화학 사장은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컨퍼런스 2019(The Battery Conference 2019)’에서 ‘전기차 시장 성장과 배터리 제조사의 역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환경규제에 따라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는 만큼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도 탄소 배출 감축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연설에서 “배터리를 만드는 전 과정에서 CO₂를 줄여야 한다”면서 “LG화학은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할 경우 배터리 생산 공정에서 현재보다 CO₂ 배출을 80%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자사 해외 공장 중에선 100% 재생에너지 전력만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폴란드, 중국, 미국에 공장을 갖고 있다.

LG화학은 2030년까지 배터리 생산에서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하고, 소재 생산 시 재사용·재활용을 한다면 탄소 배출량을 2016년 대비 약 60%가량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LG화학은 2030년까지 배터리 생산에서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하고, 소재 생산 시 재사용·재활용을 한다면 탄소 배출량을 2016년 대비 약 60%가량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김 사장은 전기차 시장 성장 유인이 과거 지원금 의존 체제에서 환경규제 영향을 받는 체제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전 전기차 시장에서는 정부 보조금이 가장 중요했지만 앞으로는 각국 정부의 환경규제가 시장을 키우는 키(key) 드라이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국가들의 전기차 생산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EU는 내년부터 완성차 기업에 차 한 대당 연평균 CO₂ 배출량을 95g/km로 제한한다. 이를 초과하면 g당 95유로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중국 역시 내년까지 전 차종이 100km를 달리는 데 5ℓ의 연료가 들도록 평균 연비 기준을 규정해놨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벌금 부담 등이 커지면서 기업들도 소비자가 사고 싶은 전기차를 만들어야 하는 동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김 사장은 “마스(MaaS), 자율주행차 보급 등 새로운 자동차 기술의 성장 등이 배터리 시장 성장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종현 사장은 해외 공장에서와 같이 국내에서도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연설 뒤 취재진이 국내 녹색요금제 시행에 따른 LG화학의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 의사를 묻자 “국내에서도 필요하다면 사야 한다”고 답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3일 녹색요금제 시범사업을 공고하고 참여 기업을 모집할 예정이다. 녹색요금제는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진 전력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김 사장은 전기요금이 비싸지더라도 이를 살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기요금이) 높아져도 써야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만들 때) 제로 에미션(탄소 배출량 제로)으로 하는 게 궁극적 목표”라고 답했다. 이어 “이는 시간의 문제이지 결국엔 큰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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