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품질분석기 국산화…일본 등 선진기업과 본격 경쟁

박찬영 데베트론코리아 대표가 전력품질분석기 PQA8000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찬영 데베트론코리아 대표가 전력품질분석기 PQA8000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등 한일간 경제적 마찰이 여전한 가운데, 일본 기업이 장악한 시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중소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화제의 기업은 전력품질분석기 시장에서 유일한 국산화 기술을 보유한 데베트론코리아(대표 박찬영)다.

2002년 설립된 이 회사는 본래 자동차와 방산 분야에서 정밀 계측 시스템을 개발, 판매하는 기업으로 출발했다. 오스트리아 데베르론의 지분투자를 받아 계측용 보드를 세계 시장에 수출해왔다. 누적 수출액은 2000만달러에 달한다.

박찬영 데베트론코리아 대표는 “장기적 사업 전략상 자체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전력품질분석기 시장에 뛰어들었다”면서 “신재생에너지 붐과 전력품질에 대한 중요성, 전기차 시장 활성화 등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데베트론코리아는 자체 브랜드화를 위해 네오메즈를 설립, 약 3년간 30억원을 들여 정밀 전력품질분석기(모델명: PQA8000)를 개발, 올해부터 양산체제에 돌입했다. 그동안 쌓아온 초정밀 설계기술과 고속 데이터처리 기술 등이 세계 수준의 전력품질분석기를 개발하는 밑바탕이 됐다.

박 대표는 “전기안전공사 계기관리부가 사용자 위주의 아이디어를 제공해 개발에 많은 도움을 줬다”면서 “모든 기기의 수명과 관련되는 전력품질분석기를 국산화했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내 전력품질분석기 시장은 요꼬가와가 압도적 1위를 차지하는 등 일본기업들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면서 “국산화 기업은 우리가 유일무이하다”고 말했다.

전력품질분석과 관련된 하이엔드 시장에선 이미 잘 알려진 데베트론코리아는 앞으로 중간단계 이하 시장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정밀한 전력품질분석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현재 연간 200억~500억원대로 추정되는 관련 시장은 앞으로 계속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네오메즈의 ‘PQA8000’은 IEC 국제 규격을 만족하고 0.05% 고정밀도를 자랑하는 하이엔드급 전력품질분석기다.

지난 8월에는 스위스 쉰들러에 첫 수출을 성사시켰다.

박 대표는 “쉰들러는 ‘PQA8000’의 기술력과 신뢰를 높이 평가했다. 추가적인 수출도 진행하고 있다”면서 “전력품질분야에서 선진시장으로 평가받는 유럽에 안착했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데베트론코리아는 한전연구소 기업 1호 기업인 한국에너지솔루션의 주주 및 협력회사로도 참여하고 있다.

박 대표는 “3~5년 안에 전력품질분석기의 세계적 기업들과 대등한 위치에 올라서고, 이후엔 시스템 분야로 영역을 확대해나가겠다”면서 “우리나라가 정밀계측의 변방국이 아니라 독일이나 일본과 당당히 경쟁하는 주도국으로 인정받도록 기술개발과 마케팅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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