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납품 ‘시드머니’로 활용, 기술개발 등 경쟁력 강화해야”

중소 변압기 제조업계의 최대 관심사인 한국전력 배전용변압기 단가입찰이 마무리됐다.

입찰은 전기조합(이사장 곽기영)과 변압기사업조합(이사장 최성규) 등 조합 컨소시엄의 승리로 끝났다.

최성규 변압기조합 이사장은 “이번 한전 단가입찰은 확보한 물량이나 낙찰단가에서 대체로 만족스런 결과를 냈다”면서 “단독 응찰 업체가 나오면서 여러모로 쉽지 않은 입찰이지만, 결과적으로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지난 2008년 중부변압기사업조합 4대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2013년 변압기조합으로 명칭이 바뀐 이후 줄곧 변압기 업계를 이끌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엘파워텍은 변압기 업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한전 입찰에서 고효율주상변압기 광유 기준으로 14개 기업이 참여한 변압기사업조합 컨소시엄은 고효율주상변압기(50kVA, 유탭, 광유) 2650대를 대당 146만800원에, 아몰퍼스주상변압기(100kVA, 유탭, 내염) 1015대를 대당 277만5300원에 수주하는 등 총 7건을 낙찰받았다.

총 1만7780대, 약 255억원 어치(부가세 포함)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최 이사장은 “전체 입찰 물량의 30%를 넘는 일감을 확보했고, 낙찰률도 평균 95% 정도로 양호하다”면서 “이제 회원사들이 한전 일감을 발판삼아 기업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전의 변압기 협력업체 제도의 취지를 기업들이 냉정하게 곱씹어볼 시기라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공기업의 협력업체 제도는 일자리 확보와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것”이라며 “지난 8월 중소기업협동조합의 공동판매를 카르텔이나 담합 등 부당한 행위로 보지 않는 내용의 법률안이 통과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공기업 납품 시장을 일종의 ‘시드머니’로 활용해 기술개발 등 경쟁력 제고를 통해 국내외 시장개척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최 이사장은 “한전 시장 자체에서 이익을 내고, 사업을 하려는 생각은 대단히 안일하고 잘못된 판단”이라며 “공기업 납품 시장을 최소한의 밑거름 삼아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 입찰 구도 등을 종합하면 구조적으로 한전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변압기 제조업체들이 관납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무대를 바라보며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끝으로 “지난해 단가입찰 계약물량과 비교해 한전의 실제 발주량은 75% 수준에 그쳤다”면서 “한전의 실제 구매가 계약 물량에 최대한 가깝게 이뤄져 기업들이 최소한의 일감을 확보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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