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화재 예방위해 아크차단기 보급확대 절실”

의무화 위해 전기설비기술기준 제정 논의

상용화되면 제품 단가도 많이 낮아질 것

오동작 방지필터 등 성능 품질 손색없어

미국 2002년 의무화, 전기화재 65% 줄여

정성효 대림산업 기술안전팀 부장은 아크차단기 전도사로 통한다. 정 부장은 2017년 한국건설안전학회 전기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래 줄곧 아크차단기 법제화를 주장해 왔다.

아크차단기는 콘센트, 플러그 접촉부나 벗겨진 전선 등지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비정상 아크를 감지하는 차단기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배선용·누전차단기보다 업그레이드된 차단기라 할 수 있다.

정 위원장으로부터 아크차단기의 필요성과 보급 확대 방안에 대해 직접 들었다.

▶아크차단기가 절실한 이유는.

“연평균 약 5만 건의 화재사고 가운데 약 8000건이 전기화재다. 전기화재 중 73.1%가 아크에 의한 것이다. 아크 전기화재는 현재의 배전용차단기, 누전차단기로는 막을 수 없다. 아크차단기는 20여 년 전에 이미 개발된 제품인데 현장적용은 여전히 뒷전이다.”

▶현장적용이 더딘 이유는.

“대다수 전기기기에 아크가 발생한다. 아크를 이용하기도 한다. 아크차단기는 정상아크와 비정상아크를 선별, 감지하는 게 핵심이다. 예전에는 정상아크를 감지하는 오동작이 많았었다. 또 배선용·누전차단기에 비해 약 20배나 비싸다. 또 법제화에 발 벗고 나서는 주체(정부당국 이나 유관기관)가 없다. 기존 차단기업계의 반발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보급확대를 위한 방안은.

“법 제도적으로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 미국도 화재취약장소부터 단계적으로 의무화했다. 우리나라도 대형 석유화학 플랜트설비 등 화재 안전이 중요한 설비부터 의무화한 뒤 효과를 검증하면서 의무사용을 확대해야 한다.”

▶의무화 방안을 제안한다면.

“먼저, 전기설비기술기준에 반영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대한전기협회 기술기준처와 관련 규정 제정에 대한 논의를 넓혀 가고 있다.”

▶오동작 등 기술적 문제도 중요한데.

“오동작 예방필터가 차단기에 내장돼 있다. 예전과 달리 지금은 국산 제품도 미국 제품에 오기술적으로 손색이 없다. 오동작 방지와 관련된 성능과 품질은 이미 확보돼 있다.”

▶가격이 20배나 비싼데,

“현재는 소량생산이다 보니 비쌀 수밖에 없다. 앞으로 의무화, 상용화돼 대량생산되면 단가는 내려갈 수밖에 없다. 또 화재로 인한 경제적 손실, 화재예방에 의한 경제적 효과를 감안해야 한다. 아크차단기로 모두 바꾸면 우리나라 전기화재의 73.1%를 줄일 수 있다. 연간 5000건이다.”

▶현장인식 개선도 중요할 것 같다.

“건설, 전기, 소방현장에서 아크 화재에 대한 심각성을 잘 모른다. 현재의 차단기로는 화재의 대부분을 막을 수 없다. 전기기술자들이 먼저 이런 현실을 자각해야 한다.”

▶해외 사례는 어떤가.

“미국이 2002년부터 법제화해 의무 적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기화재를 65%나 줄였다고 한다. 캐나다 뉴질랜드 유럽 국가 등지에도 의무화하고 있으며 아크차단기 의무사용은 세계적 추세다.”

▶건설안전학회 전기안전위원회의 향후 계획은.

“위원회는 전기화재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게 목적이다. 아크차단기 확대 등 전기화재 예방에 앞장서 나갈 것이다. 일환으로 11월 중순 학술발표회도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 하고 싶은 말은.

“아크차단기가 설치됐다면 2016년 12월 대구 서문시장 화재, 2017년 12월 제천스포츠센터 화재, 2018년 1월 밀양 세종병원 화재를 막을 수 있었다. 세상을 좀 더 안전하게 하는데, 전기적으로 보다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데 사명감을 가지고 더 노력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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