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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발전용 대용량 가스터빈 공개...최신기술 집약체
종합 공정률 82.6%...11월부터 시험가동 돌입
1000억원 투자해 세계에서 4번째로 정격부하 시험장 갖춰
두산重 서비스 시장 진출, 후속 모델 개발...가스터빈 시장 ‘정조준’
지난 18일 경남 창원시 두산중공업 본사에서 두산중공업 관계자들이 국내 최초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DGT6-300H S1의 초도품을 조립하고 있다.
지난 18일 경남 창원시 두산중공업 본사에 있는 ‘가스터빈 개발시험 상황판’에는 종합 공정률을 의미하는 82.6(%)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한국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모델을 보유한 국가의 반열에 올라서기 위한 팔부능선을 넘어선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개발을 눈앞에 둔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DGT6-300H S1의 최종조립 현장을 공개했다.

지난 2013년 시작돼 6년간 진행된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 모델 개발 국책과제’의 실체가 위용을 드러낸 것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터빈에는 460여개의 블레이드가 들어가는데 이 블레이드 1개의 가격이 승용차 1대와 맞먹는다”며 “그러나 출력은 승용차의 10배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가스터빈에 얼마나 많은 투자비와 생산비가 투입되는지 단적으로 설명하는 표현이다.

새 제품답게 반짝이는 은색 금속과 두산중공업의 독자적인 기술로 만든 흰색·회색 부품으로 구성된 로터가 크레인에 의해 들어 올려진 후 서서히 조립대로 이동했다.

조립대에서 대기하고 있던 작업자들은 크레인에 의해 옮겨진 로터를 정위치 시키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가스터빈의 척추에 해당하는 로터를 케이스 안에 조립함으로써 ‘제1호 국산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제작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최종조립을 마친 DGT6-300H S1은 오는 11월부터 연료주입 등 실제 발전소와 매우 흡사한 환경에서 시험가동에 돌입한다.

◆고온 부품 제조 현장・정격부하 시험장 공개

같은 시각, 초도품 공정을 마친 고온 부품 공장은 이미 부품 양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최신 가스터빈 기술은 터빈 입구에 닿는 1500℃ 이상의 고온 가스를 견디는 게 핵심이다.

전채홍 두산중공업 GT고온부품기술팀장은 “높은 온도 때문에 부품이 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니켈을 기반으로 하는 슈퍼 알로이(초내열합금)를 사용했지만 슈퍼 알로이도 녹는점이 1450℃”라며 “슈퍼 알로이가 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금속 내부를 냉각시키는 기술과 고온 가스가 직접 금속에 닿지 않도록 차단하는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정밀 주조’ 방식을 활용해 금속 내부에 공간을 만들어 내부를 냉각했으며 부품마다 냉각 홀을 뚫어 냉각 공기를 통해 보호막을 형성할 수 있도록 했다.

냉각 홀의 크기는 0.01mm 단위에 불과해 정밀가공이 필요한데, 부품의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회전익에는 350개, 고정익에는 850개 내외의 냉각 홀이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부품에 한해서는 세라믹 코팅을 통해 금속 온도를 150~200℃가량 낮춤으로써 초고온의 혹독한 조건에서도 견뎌내는 제품이 완성되는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고온 부품 제조 현장에 이어 실제 발전과 유사한 환경에서 가스터빈을 시험가동 할 수 있는 정격부하 시험 시설도 공개했다.

이상만 두산중공업 GT테스트기술팀장은 “1000억원을 투자해 연료공급, 냉각수 시설 등 발전소와 유사한 구조로 이뤄진 설비를 구축했다”며 “이와 같은 설비를 구축한 것은 두산중공업이 세계에서 네 번째”라고 힘줘 말했다.

해당 설비에는 테스트에 가스터빈 상태를 실시간 확인하기 위해 중앙제어실도 있었다.

DGT6-300H S1의 초도품은 오는 11월 이곳으로 옮겨져 시험가동을 시작하는데, 두산중공업은 3500개 이상의 센서를 부착해 시험가동 중에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취득해 검증·분석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성능을 개선하고 오류를 수정하는 등 실증사업에 시작하기 전에 더욱 정교하고 완벽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기계공학의 꽃’ 가스터빈…전 세계서 4개 기업만 독자 모델 보유

전 세계에서 가스터빈 독자 모델을 보유한 기업은 미국의 GE, 독일의 지멘스, 일본의 MHPS, 이탈리아의 안살도 등 4개에 불과하다. 1500℃ 이상의 고온에서 20년 이상 가동할 수 있는 기술도 어렵지만 음속보다 빠른 속도로 분당 3600회 회전하는 회전체에서 진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고급 기술이다.

세계에서 4개 기업만 보유한 고급 기술이기에 기술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보안도 철저하다.

두산중공업은 2012년 이탈리아의 안살도를 인수·합병(M&A)하려 했으나 이탈리아 정부에서 불허 방침을 세우는 바람에 무산됐다.

이듬해 국책과제를 통해 자체개발을 결심했지만 고온 부품에 해당하는 많은 기술이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돼 비법을 전수받지 못했다.

목진원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처음 가스터빈 개발을 결정했을 때 경쟁사에서 ‘2차 세계대전 때 제트기를 운용해본 적이 없는 나라는 가스터빈을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어려움과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우리나라 인재들이 지혜를 모아 여기까지 왔다”고 고충을 밝혔다.

하지만 이런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두산중공업의 DGT6-300H S1은 경쟁사와의 차별성도 갖췄다.

목 부사장은 “압축기가 온도와 습도에 매우 민감해 대기 중 공기밀도에 따라 연소기에 투입되는 공기의 양이 다르다”며 “계절 변화가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매 계절 연소기를 튜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두산중공업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오토튜닝 시스템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 본사.


◆가스터빈 서비스업체 인수, 후속 모델 병행개발 등 ‘잰걸음’

두산중공업은 발전용 대용량 가스터빈 국산화 이후를 바라보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우선 가스터빈 제조에서 멈추지 않고 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준비를 끝마쳤다.

가스터빈 시장은 프린트 시장과 비슷한 구조의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부품을 싸게 공급한 뒤 교체품·정비 등 장기서비스계약(LTSA)으로 이윤을 취하는 것이다.

20년간 복합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은 대략 3억5000만달러(약 4181억원)로, 상당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수치는 설비용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상당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이에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7년 미국에서 가스터빈 핵심부품에 대한 서비스 사업을 운영하는 DTS를 인수해 가스터빈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마친 상태다.

국산 가스터빈의 후속 모델 DGT6-300H S2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후속 모델은 출력 370㎿, 효율 42%를 제원으로 하며 복합발전을 통해 출력은 540㎿, 효율은 62%를 목표로 한다.

DGT6-300H와 동급인 H급 가스터빈 중에서 MHPS의 M501J가 62.2%, GE의 7HA.02가 61.7%, 지멘스의 SGT6-8000H가 61%의 복합효율을 보이는 것을 고려하면 62%의 복합효율은 세계 선진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다만 이들 기업은 각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65% 이상의 복합효율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 착수했기 때문에 이 격차를 어떻게 줄여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 가스터빈 독자 모델 보유국으로 거듭난다면 약 10조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오는 2026년까지 세계 가스터빈 시장 점유율 7% 달성을 통해 연간 3조원 이상의 매출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성 : 2019년 09월 19일(목) 15:33
게시 : 2019년 09월 20일(금) 10:26


창원=장문기 기자 mkchang@electimes.com        창원=장문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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