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강화된 LNG에 韓 조선업 매력 재발산
인력 양성 팔 걷어붙인 정부…친환경 청항선 도입

거제 조선소
거제 조선소

불과 2년 전까지 대한민국 조선업은 애물단지로 여겨졌다. 세계를 선도하는 분야로 우뚝 섰던 과거의 영광은 유물로 전락하는듯했다. 조선업의 메카인 경상남도 해안 지역은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6월 열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남 통영시민은 더불어민주당 강석주 후보를 시장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4월 열린 경남 통영시고성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승리했다.

같은 당 이군현 의원의 직위 상실로 인한 선거였음에도 불구하고 통영시민의 선택은 보수 야당이었다.

이는 조선업 불황의 여파로 정권심판론이 대두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통영시 인근 거제시의 경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이 입주해 지역 경제를 이끌었으나 조선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지면서 실업자가 속출했다. 인구 60%가 조선업에 종사했으나 2017년 2.9%의 실업률이 2018년 7.0%로 치솟고 말았다. 이는 실업률 상승 전국 1위라는 불명예다.

조선업 흥망성쇠의 키워드는 ‘셰일가스’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셰일가스를 개발하면서 해양플랜트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해양플랜트 수주 주문량이 함께 내려갔다.

하지만 원망스러운 셰일가스를 통해 LNG(액화천연가스)의 유동성이 강화됐다. LNG 운반선을 향한 수요가 늘었다. 세계적 수준의 대한민국 조선 기술은 순식간에 상한가를 쳤다.

대한민국 조선업은 이제 LNG를 동반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LNG 운반·추진 선박과 기자재 생산에 특화된 설계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올해 40명을 시작으로 오는 2021년까지 모두 360명의 교육생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올해 추가경정예산에 포함된 사업비 140억 원 규모의 대·중소협력 기술지원사업(2019~2021년)의 일환으로 오는 9~12월 1기 교육생 40명을 선발하고 내년부터는 분기별 40명씩 연간 16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LNG 특화 설계 엔지니어링 핵심인력 양성사업은 LNG 선박 및 LNG 기자재 생산설계(선체·기장·선장·전장) 전문 교육사업이다.

거주지에 상관없이 조선 관련 산업 퇴직자, 미취업자, 청년 구직자, 전문대학·대학 졸업예정자(2020년 2월)를 대상으로 한다. 교육비(교재·중식 포함)는 전액 무료다.

이번 교육을 수료한 전문인력을 채용한 기업에는 장려금을 준다. 고용위기지역인 경남지역 조선업종 중견·중소기업을 지원 대상으로 한다. 기업당 최대 5000만원(1인당 최대 1000만원)이 경남 도비로 지원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LNG 운반선과 LNG 추진선 수주 증가에도 중소 조선사와 기자재업체는 LNG 관련 설계 전문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대형조선사와 협력을 통해 LNG 설계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중소 조선사, 기자재업체 등에 채용되도록 연계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친환경 행보에도 LNG와 조선업이 동행한다. 항만을 청소하는 청항선(淸港船)을 LNG 추진선으로 교체해 인천항 대기오염물질을 줄일 계획이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2021년 초 인천항에 배치할 예정인 270t급 LNG 청항선의 설계를 다음달 착수한다고 21일 밝혔다.

LNG 추진선은 연간 1000시간 운항 기준으로 황산화물 100%, 질소산화물 92%, 분진 99%, 이산화탄소 23%가 절감되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