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원전 소내 건식저장시설 승인…52억 투입

사용후핵연료 영구 처분 문제가 세계적인 난제인 가운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국가가 중간저장시설을 운영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중간저장시설 없이 임시저장시설을 운영 중이다. 이 마저도 곧 포화를 앞두고 있어 시설 증설 등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스페인도 최근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건설을 결정했다. 뉴클리어 엔지니어링 인터내셔널의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환경부는 발렌시아주 소재 코프렌테스 원전 내 건식저장시설 건설을 승인했다. 1985년 3월 상업 운전을 개시한 코프렌테스 원전은 발렌시아 지역 전력의 65%, 스페인 전체 전력의 3.5%를 공급한다.

코프렌테스 원전 내 저장조는 2021년 포화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에 계획됐던 중간저장시설 건설이 지연돼 소내 임시저장시설(건식) 건설이 불가피해졌다.

건설 프로젝트에 드는 비용은 390만 유로(한화 약 52억원)이며 2021년 9월 가동될 예정이다. 임시저장시설이 건설되면 2024년까지 운영허가를 받은 코프렌테스 원전은 2030년까지 지속적인 운전이 가능하다. 또 중간저장시설이 가동될 경우 추가적으로 지속 운전될 수 있다.

세계 원전 국가에서는 사용후핵연료를 우선 원전 내 수조에 습식저장한다. 이후 관리 방식은 국가별로 다르다.

지난해 11월 에너지경제연구원이 펴낸 자료에 따르면 원전 내 수조나 관계시설을 제외한 원자력안전법상 저장시설을 운영하지 않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만, 브라질, 멕시코, 파키스탄, 이란, 슬로베니아 등 7개국이다.

또 ▲소내에 습식저장하는 국가는 핀란드, 슬로바키아 ▲소내에 건식저장하는 국가는 미국, 캐나다, 스페인, 체코, 헝가리, 남아공, 루마니아, 아르메니아 ▲소내에 습식과 건식저장시설을 모두 운영하는 나라는 우크라이나, 인도, 벨기에, 불가리아, 아르헨티나 등이다.

▲소외에 습식저장하는 국가는 프랑스, 스웨덴 ▲소외에 건식저장하는 국가는 네덜란드다. 

발전소 안과 밖에 습식·건식저장시설을 모두 운영하는 국가는 중국, 일본, 러시아, 독일, 영국, 스위스 등 6개국이다.

우리나라는 관계시설로 분류되는 임시저장시설(건식)을 운영 중이며, 원전 4곳의 포화시기가 순차적으로 다가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으며 재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현재 우리나라는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을 짓는 데에도 12년이 걸렸는데 영구처분장을 건설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며 “사용후핵연료를 처분하는 방법에 여러 시나리오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건식저장시설을 건설해 임시저장하는 것이 가장 현실성 있고 실현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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