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20대 3년간 총 736건 고장 발생…입주민 불안감 커져
아파트 비대위 ‘승강기 전면교체’ 요구…제조사 ‘정밀검사부터’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A 아파트단지의 승강기 20대가 2016년 준공 이후 3년간 총 700건이 넘는 고장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6월 A단지의 한 아파트에 설치된 승강기가 고장으로 멈춰 입주민들이 기다리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A 아파트단지의 승강기 20대가 2016년 준공 이후 3년간 총 700건이 넘는 고장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6월 A단지의 한 아파트에 설치된 승강기가 고장으로 멈춰 입주민들이 기다리고 있다.

잦은 승강기 고장으로 위례신도시의 한 아파트단지 입주민들이 뿔났다.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A 아파트단지는 2016년에 준공된 위례신도시의 일부로, 600여대 세대가 입주해 있다. 이곳에는 B 제조사가 설치한 승강기 총 20대가 운행되고 있다.

준공 이후부터 지금까지 잦은 승강기 고장으로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지만 시공사나 승강기 제조사는 만족할 만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입주민들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해당 단지에 설치된 승강기 20대의 유지관리 기록을 살펴본 결과 총 736건의 고장이 발생했다. 산술적으로 연간 평균 245건의 고장이 발생한 셈이다.

그중에서 고장이 빈번한 것은 입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16대 승강기다. 특히 일부 승강기는 3년간 123건의 고장이 발생했다. 입주 초기인 2016년에 74건으로 가장 높았고, 이듬해 23건, 지난해 26건의 고장이 발생했다. 2016년에만 매달 평균 6건 이상의 고장으로 승강기가 멈춘 셈이다.

이 때문에 입주민들은 일상생활에서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 승강기가 멈춘 후 B사가 고장원인을 분석하고, 부품을 교체하는 데 하루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허다해 입주민들은 26층 높이를 걸어 다녀야 했다. 심지어 3일 연속 고장으로 승강기 운행이 정지되기도 했다.

또 문이 열린 채로 승강기가 움직이고, 카가 출렁거리며 급정거, 멈췄다가 갑자기 위로 상승하는 등 입주민들이 말하는 고장사례는 다양하다. 특히 아이들이 많은 단지다 보니 승강기 고장이 사고로 이어지진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급기야 입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시공사와 승강기 제조사를 대상으로 원인규명 및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준공년도에 사고가 집중된 것을 두고 승강기 자체의 하자나 결함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A단지 입주민 약 500명으로 구성된 비대위는 고장 발생이 많은 특정 모델 16대를 모두 교체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A단지 승강기 전면교체 공청회’까지 열렸다. 비대위는 이날 시공사와 승강기 제조사 관계자를 비롯해 지역구 국회위원과 시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불편을 호소하고 승강기 전면교체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B사는 전면교체 요구가 접수된 후 이를 검토하기 위해선 먼저 해당 승강기에 대한 철저한 정밀검사가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B사 관계자는 “해당 단지에 설치된 승강기는 정상적으로 설치된 후 설치검사와 정기검사를 제대로 받았으며, 유지관리 역시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고장이 빈번한 특정 호기의 경우 설치 초기에 ‘공사’ 및 입주민의 ‘이사’ 용도로 사용됐을 때 집중됐고, 그 이후 많은 문제가 조정 작업을 통해 고장률이 낮아졌다. 문제해결을 위해 정밀검사를 해야 하지만 입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말했다.

이어 “입주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승강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안정화 시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비대위 측은 3년 동안 승강기를 유지관리하면서 고장 원인을 분석하고 검사할 시간은 충분했다는 입장이다.

A단지 비대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A사가 제공한 유지관리 서비스와 정밀검사능력을 믿을 수 없다”며 “현재 승강기안전공단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상태며, 비대위는 승강기 전면교체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법적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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