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 기자 간담회…“석유화학 비중 60%→30%, 전지사업 50%까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9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9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일본 수출규제가 배터리 소재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될지 단정할 수 없어 규제 확대를 가정, 시나리오 플래닝(Scenario Planning)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에서 ‘일본 수출규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수출규제) 3가지 품목은 현재로선 영향이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LG화학의 배터리 소재를 보면 내재화하는 경우가 있고 통상 한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업체 2~3곳의 소재를 동시에 사용한다”면서 “수출규제 확대가 현실화한다면 원료 다각화를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소재 내재화율을 높이기 위한 양극재 공장 증설 계획에 대해서는 “청주에 양극재 공장이 있는데 이미 확장 계획이 있다”면서 “구미 양극재 공장은 구체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이후에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오는 2024년 매출 59조원,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달성해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그는 “강한 회사를 더 강하게 만들고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다질 것”이라며 “올해 말이 되면 약 70%의 매출이 한국 바깥에서 일어나고, 50%의 직원이 한국 바깥에 거주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재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을 2024년 매출 비중 30%대로 낮추고 전지사업을 50% 수준인 31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전했다.

지역별로는 한국과 중국 시장의 비중을 70%에서 50% 이하로 내리고 미국과 유럽 지역은 20%에서 40%로 높일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신 부회장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장’과 ‘고객’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기술을 상용화로 연결하는 연구개발(R&D) 혁신 ▲사업 운영 효율성 제고 ▲글로벌 기업의 격에 맞는 조직문화 구축 등 4대 중점 과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R&D 혁신을 위해서는 올해 사상 최대인 1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관련 인원을 5500명에서 6200명으로 늘린다.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외 전 사업장에 ‘린 식스 시그마(Lean Six Sigma)’를 도입해 생산성을 매년 5% 이상 개선하고 매출액 대비 ‘실패비용’(공정손실·재작업·반품처리 등 비용)을 5년 내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린 식스 시그마는 낭비적 요소를 최소화한 도요타의 대표적 생산방식을 뜻하는 ‘린(Lean·군더더기 없는)’을 결합한 품질개선 활동을 말한다.

이 밖에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객, 애플리케이션, 지역 등으로 세분화해 관리하고 ‘토론’과 ‘소통’ 문화를 활성화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중점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신 부회장은 구체적인 포트폴리오 관리 방식에 대해 “부진한 사업들에 대해 전략적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며 “매각뿐 아니라 합작법인 설립, 자산 인수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주에도 도쿄에서 35명을 만났고 앞으로도 세계 각국에서 직접 채용하는 방식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 부회장은 “LG화학만의 차별화되고 혁신적인 솔루션을 통해 ‘순환 경제’ 구축에 일조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특히 원료 채취에서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친환경 생태계를 조성하고 동시에 매출 증가를 실현하는 ‘지속 가능한 혁신’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과 갈등을 벌이고 있는 ‘영업비밀 유출’ 소송의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어떤 회사든지 가장 중요한 게 지적 재산권”이라며 “이에 대한 보호는 어느 회사나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에 대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제품의 디자인 단계에서 소프트웨어 등을 활용해 사전에 위험성을 차단하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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