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한수원 공동 해명…“국내 탈원전 정책과 무관한 계약”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24일 산업부 브리핑실에서 23일 체결된 UAE 바라카 원전 정비서비스계약의 의미와 성과에 대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24일 산업부 브리핑실에서 23일 체결된 UAE 바라카 원전 정비서비스계약의 의미와 성과에 대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대해 단독수주가 아닌 5년짜리 장기정비사업계약(LTMSA; Long-Term Maintenance Service Agreement)을 체결하면서 ‘반쪽짜리 계약’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정부와 사업자 측은 정비에서 핵심역할을 담당하며 계약 금액 또한 줄지 않을 것이라 해명했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국내 원전 생태계가 약화되면서 해외사업에도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일부 여론에 따른 설명이다.

24일 세종 산업통상자원부 브리핑실에서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대상으로 한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기존에 예상했던 장기정비계약(LTMA; Long Term Maintenance Agreement)이 아닌 5년짜리 LTMSA로 변경된 사안과 계약 규모에 대한 질문에 성윤모 장관은 “나와(Nawah Energy Company, UAE 원전 운영회사)는 정책적 판단과 UAE 법률에 따라 1개 기업에 모든 책임과 정비를 맡기는 LTMA의 시스템에서 나와가 총 책임을 지고 복수 사업자가 주요 정비를 맡는 시스템으로 변경했다”며 “경상경비·계획정비 등 주된 분야를 우리나라가 맡고 있고, 원자로·비원자로에 대한 시험, 진단, 검사, 정비, 교체에 관련된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계약 규모는 5년간의 단가계약에서 작업 분량에 따라 총액이 결정될 것이고, 5년 계약에 대해서도 롤링 오버(Rolling over, 상환을 연장해줌)해서 최대 30년까지 연장해 협력할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이러한 서비스계약은 단가 위주의 계약을 하지 총액 위주의 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성 장관은 국내 에너지전환 정책의 여파로 기존의 LTMA가 LTMSA로 변경돼 정비사업 전반의 주도권을 쥐는 방식에서 일부분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역할이 축소된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UAE와 원전 협력관계에서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원자력 정책 방향을 양국 간 바라카 원전사업과 관련해 얘기한 적이 없다”며 “특히 나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정비 파트너 선정을 위한 나와의 의사결정과정은 한국 원전정책과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어 “해외의 정비 추진사례를 본다면 자체적으로 원전을 보유한 미국·러시아·일본·프랑스·중국·캐나다 등 국가의 정비는 당연히 자국에서 담당하지만, 원전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 타국이 건설을 하는 국가는 보통 자국이 일정 부분을 수행하고, 타국에 다른 부분을 맡기는 형태가 더 일반적”이라며 “참고로 우리나라는 고리 원전을 지으면서 처음부터 자체 자체정비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24일 산업부 브리핑실에서 23일 체결된 UAE 바라카 원전 정비서비스계약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24일 산업부 브리핑실에서 23일 체결된 UAE 바라카 원전 정비서비스계약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사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요 협상 대상은 한국이었다”며 일각의 ‘저가 수주니 아웃소싱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서는 “본 입찰에 들어간 후 가격을 깎은 적이 없고 원래 정비에는 물품을 사들이는 아웃소싱은 들어가 있지 않다”고 전했다.

또 “나와 측에서 '대부분'·'핵심 주요 내용' 등의 표현을 썼지만, 기존의 'LTMA'와 현재 'LTMSA'가 영문 상 크게 차이는 없고 다만 '총액 베이스'냐 'Work order(역무지시서) 베이스’냐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액 면에서도 거의 차이가 없고 우리의 역할 비중에 대해서는 나와 측 입장도 있기 때문에 100% 명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지금 한국의 한수원-한전KPS 컨소시엄과 두산중공업이 계약을 했지만, 외국기업은 아직 발표가 나오지 않은 데다 영역이 상당히 줄어들고 금액은 굉장히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수원-한전KPS 컨소시엄의 LTMSA와 두산중공업의 MSA 간 계약 내용 차이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LT(Long-Term)’를 빼면 ‘정비서비스계약’이라는 같은 뜻이고 둘 다 5년으로 확정돼있기 때문이다. 서로 겹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경쟁 구도가 되지 않겠냐는 예측도 나왔다.

이에 정 사장은 “두산중공업은 자사가 제공한 주기기·원자로·증기발생기에 대한 정비를 하기 때문에 보증기간 내 계약을 한다는 의미”라며 “한수원-한전KPS 컨소시엄은 좀 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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