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공사업계 “공사비 확보 등 위해서라도 분리발주 검토해야”
환경공단 “아직 발주 준비 단계, 다양한 방안 논의하고 있어”

환경공단이 올해 지자체로부터 위탁받은 환경설비 공사 가운데 일괄입찰 혹은 기술제안 입찰로 준비 중인 것만 1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공사업계는 분리발주를 통해 건전한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7일 전기공사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한국환경공단이 지자체로부터 위탁받아 추진하는 환경설비 공사 중 12건이 기술제안입찰 혹은 일괄입찰로 추진된다.

업계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부산 명장정수장 고도처리 정수장 이전 재건설(1448억원, 일괄입찰) ▲수원 생활폐기물 소각장 대보수사업(미정, 일괄입찰) ▲부천시 소각장 증설사업(652억원, 일괄입찰) ▲이천시 부발공공하수도 시설사업 설치공사(400억원, 일괄입찰) ▲파주 문산‧광탄 하수처리시설 개량사업(184억원, 기술제안입찰) ▲파주 월롱일반산단 공공폐수처리시설 공사(216억원, 기술제안입찰) ▲파주 LCD 산단폐수처리 5단계(1500억원, 일괄입찰) ▲진천 음성 광역폐기물소각장 건설공사(320억원, 일괄입찰) ▲서산시 자원회수시설 설치사업(678억원, 일괄입찰) ▲포항 하수슬러지-에너지자립화 사업(290억원, 일괄입찰) ▲김해 장유 쓰레기소각장 건설공사(900억원, 일괄입찰) ▲제주 하수처리장 증설사업(3500억원, 일괄입찰) 등 환경설비 공사가 통합발주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서산시 자원회수시설 설치사업과 진천 음성 광역폐기물소각장 건설공사가 입찰을 코 앞에 두고 있으며 해당 공사는 모두 일괄입찰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전기공사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는 환경공단이 분리발주를 통해 시공품질을 높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당장 강릉시 폐기물처리시설 공사와 서울시 강동구 자원회수시설 공사 등 통합발주로 실시된 입찰이 수차례 유찰되고 있다. 건설업계의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공단이 통합발주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 발주된 강릉시 폐기물처리시설 공사는 4차례, 서울시 강동구 자원회수시설 공사는 2차례 유찰되면서 사업성의 의문을 남기고 있다. 공공사업으로 추진되는 터라 예산이 넉넉하지 않을뿐더러, 이 같은 상황에서 설계부터 시공까지 일괄로 맡다보니 책임이 무겁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수차례 유찰 끝에 수의계약을 맺어 억지로 사업자를 선정하더라도, 결국 부족한 공사비 탓에 저가 하도급으로 이윤을 챙겨 부실시공의 단초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통합발주로 사업자가 선정되더라도 대부분 전문시공 분야는 저가로 하도급을 실시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분리발주하는 게 유리하다고도 지적했다. 저가로 하도급 수주를 할 경우 시공품질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충분한 공사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발주처가 노력해야 한다는 것.

이 같은 업계의 의견과 관련해 환경공단은 기술제안입찰의 경우 여러 기준을 검토해 전기공사를 분리발주한 경우도 있고, 아직 발주 준비 단계인 만큼 지속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환경공단 관계자는 “전기공사협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우리 측에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턴키의 경우 일괄로 시행되지만, 기술제안입찰의 경우 기존에 전기공사를 분리발주한 사례도 있다”며 “현재 각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별로 다양한 발주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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