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 이란 제재에 기름값 걱정 UP…유류세 인하 정책에도 영향
對 中·멕시코 무역분쟁에 국제 거래량 DOWN…정유·유화 업계 ‘주름살’

휘발유·경유 등 주요 기름값이 16주 만에 하락했다.
휘발유·경유 등 주요 기름값이 16주 만에 하락했다.

기름값이 들쭉날쭉한 모양새다.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이 약 16주 만에 내렸다.

자원 빈곤에 시달리는 대한민국은 유가가 오르든 내리든 고민이 떠날 수 없다. 유가가 오르면 자동차를 운행하는 서민의 부담이 가중된다. 하지만 유가가 내리는 경우 정제 마진의 폭이 줄어드는 정유사 및 석유화학사의 고민이 커진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국내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ℓ당 전주 대비 1.2원 하락한 1535.1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 판매 가격도 1.8원 내린 1396.9원을 나타냈다. 반면 등유 판매 가격은 0.4원 오른 975.8원으로 뛰었다.

16주 동안 유가가 오름세를 기록한 것은 대외 변수에 따른 흐름으로 분석된다. 이 변수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은 미국이 차지한다.

미국에서부터 발생하는 변수는 크게 대(對)이란, 대(對)중국, 대(對)멕시코 등에 대한 경제 제재 및 무역분쟁 등이다.

대한민국은 지난달 2일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제한 조치 예외국 인정 기간이 끝났다. 이로 인해 이란산 원유 및 초경질유를 들여올 길이 막혀 기름값 폭등을 우려해야 했다.

하지만 우려했던 만큼의 가파른 오름세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란산 원유 공급이 봉쇄됐으나 사우디아라비아가 이 공백을 메워주는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도 기름값 제동에 한몫했다.

기름값 폭등 우려 속에 정부는 지난해 11월 발효한 6개월 시한부의 유류세 15% 인하안을 폐기하지 않고 7% 인하로 폭을 줄였다. 이를 통한 휘발윳값은 ℓ당 65원, 경유는 ℓ당 46원, LPG 부탄은 16원이 각각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대외 변수 속에 기름값이 16주 연속 오르면서 가격 민감도가 큰 소비자의 불편은 가중됐다. 6월 첫째 주에 겨우 진정되면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유가가 내려 소비자는 안심할 수 있게 됐지만 정유사와 석유화학사는 울상이다.

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5월 말 69~70달러에서 지난 6일 59달러대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부텍사스유(WTI)의 가격도 60달러선에서 52달러로 떨어졌다.

이 같은 현상을 일으키는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는 미국과 상대국 사이에 벌어지는 무역분쟁이다. 중국과 무역분쟁을 진행하고 있는 미국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에는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무역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국제 거래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새로운 설비를 가동하더라도 양국 사이의 분쟁으로 인해 수요가 위축되는 모양새다. 수요가 줄면 필연적으로 가격이 내려간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과 멕시코의 거래도 줄어들 상황이다. 대(對)멕시코 관세 부과가 현실로 다가오는 경우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는 더욱 줄어 국제유가 하락에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와 석유화학사는 원유를 수입해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구조로 운영한다. 수입과 수출 사이에 걸리는 시간은 약 한 달이다. 유가가 비쌀 때 원유를 들여와 정제한 뒤 울며 겨자 먹기로 싸게 팔아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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