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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남승혜 루스케이프 조명디자인연구소장
빛과 소리 접목해 차별화한 디자인·설계 제공
남승혜 루스케이프 조명디자인연구소장 (사진=루스케이프)
"조명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감성적인 요소를 사운드로 채우는 일. 시각적인 디자인에 청각적인 디자인을 더해 사람들의 감정을 극대화하고 전체적인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는 일입니다."

남승혜 루스케이프 조명디자인연구소장은 사운드디자이너에 대해 이같이 정의했다. 무대·방송조명, 실내조명, 경관조명 설계 등을 영위하는 루스케이프는 빛에 소리를 접목해 다른 곳과는 차별화한 디자인과 설계를 제공한다. 소리도 인테리어 및 건축의 한 요소라는 생각에 그곳만의 소리를 만들어 공간을 가득 채우기 시작한 지 언 10년.

루스케이프에서 경관조명 내 사운드디자인을 맡고 있는 그는 이 분야 독보적인 존재다. 조명디자이너로 출발한 그는 우연치 않게 일본 사운드디자인재팬과 일하게 되면서 사운드디자인의 매력에 빠졌다.

남 소장은 "일본에서 사운드디자인재팬 분들과 6개월 정도 같이 일한 후 국내에 들어와 디타워 프로젝트를 함께 했다"며 "조명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감성적인 요소가 사운드로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희소한 작업이라는 생각에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사운드디자인재팬은 수십 년간 일본 방송국에서 사운드 분야에서 활동한 대표 회사다. 현재까지도 이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각 프로젝트에 적합한 사운드 시스템을 구성, 맞춤형 사운드를 제공하고 있다.

그가 조명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된 것도 나름의 운명이 작용했다. 금속공예를 전공한 남 소장은 금속조형물이나 가구 등 대공을 하면서 스탠드나 테이블 조명 등을 제작했다. 막연하게 조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들어간 엘엠이 KTX 역사 조명을 수주했고 당시 그의 첫 임무는 '브라켓' 디자인였다.

"조명기구를 달려면 브라켓이 있어야 하는데 브라켓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게 제 첫 임무였어요. 이를 시작하면서 경관조명을 하게 됐는데 기구를 만드는 것보다 더 흥미로웠어요. 브라켓 덕분에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해야 할까요."

그의 대표 작품으로는 서울 마곡식물원과 앨리웨이 광교 등이 있다. 식물원은 지중해와 열대로 나눠지고 또 12개 나라로 세분화된다. 기후와 콘셉트, 문화 등을 고려해 12개 테마에 맞춰 소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돌입한 이 프로젝트는 100% 자연소리를 이용한 게 특징이다.

그는 "식물원이다 보니 인공적 요소는 최대한 배제하고 스피커 역시도 대부분 매립했다"며 "숲을 걷는다고 가정하면 원숭이는 위에, 시냇물은 아래에서 소리가 들리듯이 그 환경을 그대로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2개 나라 중 몇 개 대표 나라를 직접 찾아가 녹취한 음원을 그대로 재현했다"며 "100% 자연음으로 꾸민 첫 작품"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마무리한 앨리웨이 광교는 말 그대로 Alleyway, 즉 골목을 생각하며 작업했다. 어렸을 적 추억이 가득한 골목길을 콘셉트로 꾸민 이곳은 콘셉트 적으로 완성도가 높다는 평을 받는다. 이 외 디타워, 롯데월드몰 건물을 비롯해 광명동굴, 합천댐, 한강 물빛광장 등 수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국내에서는 사운드디자인이라는 영역이 생소한 것은 사실이다. 소리(Sound)와 풍경(Landscape)의 복합어인 '사운드스케이프' 개념이 생기긴 했지만 소리는 조명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아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

그는 "사운드스케이프라는 영역이 최근 들어 각광받고 있지만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조명과 달리 소리에는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설계를 할 때 '소리가 왜 필요해?'라는 말을 굉장히 많이 들을 정도로 실물로 보여줄 수는 없어 힘든 부분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소리는 감성과 연결돼 시각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 공간이 주는 소리가 그곳에만 묻어있고 사람들의 감정에 녹아드는 일은 조명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그의 목표는 단순하다. 이 영역을 알리는 선봉장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올해는 서울 마곡식물원이나 앨리웨이 광교 프로젝트 같은 대형 실적을 쌓고, 100% 자연음을 이용한 공간을 만들면서 더 많은, 더 큰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이를 통해 조명뿐 아니라 소리를 이용한 디자인, 사운드디자이너를 널리 알리고 사람들에게 인식시키고 싶습니다."
작성 : 2019년 05월 12일(일) 14:12
게시 : 2019년 05월 14일(화) 13:28


정수지 기자 jsj@electimes.com        정수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루스케이프 | 사운드디자이너 | 조명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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