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새만금 발전사업과 관련해서 독자 항의 메일을 받았다. 청와대가 새만금을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한 후 <기자의 눈>에 관련한 내용을 실은 뒤였다.

자신을 전북 군산 시민이라고 밝힌 독자는 ‘새만금이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로 쓰이는 것의 효용가치를 정확히 알 수 있겠냐, 가치가 있다고 확신할 수 있겠냐’고 항의했다. 새만금 터에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이의 물음이었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일자리와 기업 유치, 인프라 구축이 가능할지, 또 그 당위에 동의하냐고 물었다. 짧지만 무거운 항의 메일에 며칠 마음이 쓰였다. 군산 뿐 아니라 김제, 부안 등 전북민들이 새만금에 들어설 재생에너지 사업을 바라보는 우려가 그대로 읽혔던 탓이다.

다행히, 이달 8일 찾아간 군산 새만금산업단지에서는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지역의 기대감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풍력발전 사업에 발맞춰 타워와 지지대 건축물 건설을 위한 공장이 가열차게 돌아가고 있었고, 산단 공터엔 태양광 사업과 관련한 기업 유치를 기다리는 현수막들이 내걸려있었다.

새만금청은 지난 4월 30일 민관협의회를 개최하고 지역주도형 사업 500MW 등 태양광 발전사업 진행에 대한 개략적인 윤곽과 계획을 발표했다. 새만금 사업 자체가 워낙 오래된 데다 여러 지역이 함께 모인 부지라 풀어갈 난제들이 더럿 있어보이지만, 그래도 사업으로의 한 걸음을 뗐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조금씩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사업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는 어떻냐’는 기자의 질문에 새만금청 관계자는 “지역 많은 분들이 태양광 사업을 하기로 한 것은 이제 받아들이고 있지않나 싶다”라며 “재생에너지 설비를 도입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많이 옅어졌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GM 군산공장이 스러지면서 기울어진 군산 경기를 일으킬 구원투수로 재생에너지사업이 받아들여진걸까. 새만금을 향한 기대가 재생에너지 사업에 쏠린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보인다.

지역주민들이 보내는 새만금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태양광 사업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지역민 골고루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주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