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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화재사고 ‘반면교사’…안전성에 방점 둬야
‘세계적’ ‘세계 최대’ 등 홍보전 과열
안전성 보다 보급 확산에만 신경
미국, 10년 전부터 화재 원인・예방 연구
테슬라, 시장 출시 전 안전성 연구 선행
2017년 11월 현대중공업이 울산 본사에 구축한 세계 최대 규모의 산업용 ESS(Energy Storage System·에너지 저장장치)센터의 모습. (출처 뉴시스)
(편집자 주)정부의 에너지저장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 ESS) 가동 중지 권고로 시장이 얼어붙은 지 3개월이 지나면서 시장은 해빙기를 맞을 수 있을지 기대를 머금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가기술표준원은 상반기 내 화재원인 조사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못 박으며 시장의 불안을 해소시키려는 모양새다. 이에 더해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된 경우를 제외하면 가동을 제한하거나 멈췄던 ESS도 점차 원상회복을 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300MWh급 ESS 입찰이 다수 진행되면서 업계는 사업을 위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ESS 화재는 재산피해 247억원, 가동중단으로 인해 매달 117억원이라는 막대한 피해를 남겼지만, 향후 세계 ESS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선 현재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또 에너지사업은 육성을 위해 무리하게 추진했던 정책의 실패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준비 없이 확산에만 초점, 火 불렀다

ESS는 2012년 보급 지원 사업이 첫걸음이었지만, 본격적으로 정부가 ESS를 확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던 때는 2015년 FR용(주파수 조정용) ESS 시범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다.

ESS는 주파수 조정, 신재생에너지의 출력 안정, 전력 최대수요 관리, 하이테크 산업에 대한 안정적 전기 공급 등 미래 산업에 중요한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방향성은 옳았다.

하지만 산업에서 가지는 중요성이 큰 만큼 제조·운반·설치·운영 등 전 과정의 준비를 철저히 했어야했다.

하지만 꼭 거쳐야 할 과정은 실종됐고 정부는 ‘세계적으로 이례적인’, ‘세계 최대의’라는 문구를 붙여 보급 확산에만 신경쓰기 바빴다.

실제 산업부는 2016년 3월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앞다퉈 전기저장장치(ESS)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해외의 경우에도 전용요금제와 같은 대폭적인 지원정책은 없었다”면서 “정부가 전기저장장치(ESS) 산업 육성을 위해 다방면으로 속도감 있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ESS 특례요금제가 시행되고 태양광연계 ESS에 5배의 가중치를 부여하기 시작한 2017년부터 ESS는 빠른 속도로 설치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국내에는 원전 4기와 맞먹는 4.3GWh의 ESS가 전국에 깔리게 됐다.

해외의 경우 우리나라와는 다른 형태로 ESS 산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선 화재 원인과 예방에 대한 연구가 10여년 전부터 이뤄져 왔다.

미국 정부는 2008년 미 해군 무인잠수함에서 1MWh 규모의 리튬이온 전지가 불에 타 전소한 사건을 계기로 화재 예방에 자금을 지원해 연구를 진행해 왔다.

테슬라 또한 ESS를 상업화하기 이전에 NFPA와 함께 화재 실험을 진행하며 시장 출시 전에 안전성에 대한 연구를 선행했다. 그 결과 테슬라 ESS 시스템은 유일하게 UL 인증을 받았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ESS 자체의 문제보다는 에너지 정책 추진 과정 자체를 지적한다.

에너지업계 전문가 A는 “우리나라는 위에서 중요하다고 내리꽂으면 TF를 만들고 우르르 몰려가 확산에만 힘쓰는 모양새다”라면서 “미국과 일본처럼 늦더라도 필요성에 대해 인지한 후 안전성, 기준 등을 충분히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수소경제를 추진하는 과정에도 기시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속도보다는 안전, 기술, 절차에 초점을 맞출 것을 주문했다.

◆에너지,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에너지는 B2B로 인식되기 마련이지만 결국 우리의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다. 국민의 삶에 밀접한 요소인 만큼 ‘에너지에 있어서는 안전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는 인식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ESS 화재 사건을 계기로 ESS 업계에서도 자성의 목소리 또한 나오고 있다. 가동중단 및 사업 불확실성으로 인해 당장은 힘들지만, 이번을 기회로 업계 스스로도 제품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해 ‘ESS 최대 설치국’이 아닌 질적 측면에서 ‘ESS 최대 강국’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ESS 업계는 남탓 공방보다는 정부·업계가 함께 화재 국면을 잘 마무리하고 ESS 산업활성화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ESS 업계 B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한국과 미국은 안전에 대한 인식이 다른 것 같다”면서 “안전을 위해 들여야 하는 시간과 노력들이 비용으로 인식될 수 있겠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안전을 무시할 경우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점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성 : 2019년 04월 25일(목) 14:20
게시 : 2019년 04월 26일(금) 08:56


문수련 기자 moonsr@electimes.com        문수련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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