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세먼지 관련 5법 제·개정 의결
다중이용시설 공기질 유지기준 강화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의 미세먼지농도가 나쁨수준을 보인 26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게 흐려져 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의 미세먼지농도가 나쁨수준을 보인 26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게 흐려져 있다.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교실에 공기정화설비 및 미세먼지 측정기기가 설치된다. 미세먼지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다중시설에는 공기질 유지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한다.

정부는 26일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미세먼지 관련 5개 법률 제·개정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으며 내달 2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이날 의결된 법안에 따라 학교 및 다중이용시설의 실내 공기질 관리가 강화되는 한편 사업장, 수송, 생활부문의 저감대책이 추가적으로 강구된다. 항만·선박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역시 체계적으로 관리된다.

◆학교 내 공기정화설비 설치

학교 보건법 개정안에 따라 학생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교실 내 미세먼지 등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

정부는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교실 공기정화설비 및 미세먼지 측정기기 설치 관련 비용을 국가·지자체가 지원하도록 했다. 또 학교장이 교실 공기질을 점검할 때는 학교운영위원회 위원 또는 학부모의 참관을 허용하도록 하고, 연간 1회 이상 실시하던 공기질의 위생점검을 반기별로 1회 이상 실시하도록 했다.

◆실내 공기질 관리 … 취약계층 미세먼지로부터 '보호' 강화

실내공기질 관리법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미세먼지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다중시설에는 공기질 유지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한다. 정부는 실내공기질 관리법 개정안을 통해 해당법 적용대상에 가정·협동어린이집과 실내 어린이놀이시설을 추가해 어린이·임산부·노인 등이 자주 이용하는 시설에 엄격한 공기질 유지기준이 적용되도록 했다.

또한 시·도지사가 오염도 검사 결과 유지기준을 초과한 시설의 정보를 공개하고 대중교통(시외버스, 철도차량 등)의 주기적인 실내 공기질 측정과 지하역사의 실내 공기질 측정기기 설치가 의무화된다.

정부는 다중이용시설 및 대중교통의 관리주체가 실내 공기질 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전기·수소차 이용 확대 촉진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에 따라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의 보급 촉진을 위한 제도도 강화된다.

정부는 자동차 판매사의 저공해자동차 보급목표제와 정부·지자체·공공기관의 의무구매·임차제를 내년 1월부터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 차량 소유자 및 정비업자가 자동차 배출가스 관련 부품을 임의로 떼어내는 등 부품의 기능과 성능을 저하시키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노후 건설기계에 대한 저공해조치 명령과 저공해조치에 따른 예산 지원 등을 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도 마련된다. 이를 통해 미세먼지 배출 비중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그간 관리가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건설기계의 미세먼지 배출을 대폭 줄여나간다.

대형사업장(발전소, 사업장 등)의 굴뚝자동측정기기(TMS) 측정결과는 그간 연 1회 공개됐으나, 앞으로는 실시간 공개된다. 정부는 감시기능 강화를 통해 사업장의 오염물질 배출 저감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외 오염이 심한 지역도 '관리'

정부는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수도권 지역에서만 시행하던 ‘대기관리권역’ 제도를 수도권 외 오염이 심한 지역으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수도권 외에서도 사업장 총량관리제를 시행하는 한편 노후경유차에 대한 저공해조치명령, 운행제한이 가능하게 된다. 또 일정 규모 이상 공공 토목사업 등에 저공해 건설기계 사용 의무화 등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대책 추진이 가능해진다.

경유차의 신규 사용은 제한된다. 해당법 공포 후 4년이 지난 후부터는 권역 내에서 어린이 통학버스를 새롭게 운영하거나 택배운송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 기존 어린이 통학·택배운송차량을 교체할 시 경유차 신규 사용이 어려워진다.

이 밖에도 가정용 보일러는 기준에 적합함을 인정받은 제품만 제조·판매·사용토록 하고, 농업잔재물의 노천소각·화목보일러 등 소규모 배출원에 대해서는 지자체 조례로 행위제한 및 방지시설 설치를 명령하도록 하는 등 생활 부문 미세먼지 대책도 강화했다.

◆항만지역 대기질 개선 나서

항만지역 등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 제정에 따라 대기오염이 심한 항만지역이나 항만지역의 대기오염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지역을 ‘항만대기질관리구역’으로 지정한다. 해당 구역 내에서는 별도로 황산화물 배출규제해역과 저속운항해역을 지정할 수 있게 됐다.

또 항만 하역장비의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신설하는 한편 주요 부두에 육상전원공급설비 설치를 의무화했다. 이는 선박이 항만에 정박해 있는 상태에서 필요한 전기를 육상에서 공급하는 설비로, 연료연소에 따른 미세먼지 발생량을 억제할 수 있다.

정부는 항만지역의 3대 미세먼지 배출원(선박, 하역장비, 화물차)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친환경 항만 인프라를 구축해 항만지역 대기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이번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5개 법안은 2019년 4월 2일 공포될 예정이다.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액화석유가스법’, ‘재난안전법’, ‘미세먼지특별법’ 개정에 따른 LPG차 이용 전면 허용 및 미세먼지 피해 사회재난 인정 등은 26일부터 공포·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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