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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식어버린 ESS 열풍
“불 날까 무서운데 누가 ESS를 설치하겠어요.”
태양광 연계 ESS 시장 근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심심찮게 돌아오는 답이다. 최근 두어 달 간 에너지 업계의 화두는 단연 ESS 화재였다. 원인 모를 화재가 연이어 나면서 일부 사업자들은 자진해서 ESS 가동을 중지시키고 있다. 정부가 가동 중단을 협조 요청한 사업장도 32곳, 88MWh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ESS는 수익성이 좋은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산지 태양광 설치를 정책적으로 금지하면서 ESS는 태양광 발전소의 대안처럼 여겨졌다. 정부는 태양광·풍력 연계 ESS에 높은 인센티브(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중치)를 주고 있는데, 이를 활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다. 게다가 내년부터는 이 가중치가 하향 조정될 예정이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이나 ESS 시공업자들은 지난해와 올해를 ESS 설치의 피크 시기로 점치기도 했다.

실제로 태양광 연계 ESS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8년 설치된 전체 태양광 발전소 연계 ESS 배터리용량은 1GWh를 훌쩍 넘었다. 2017년 112MWh가 설치된 것에 비하면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특히 산지 태양광 발전소에서의 설치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설치된 산지태양광 ESS는 전년의 13배에 달하는 373MWh가 설치됐다.

그러나 화재 위험성 때문에 시장은 몇 달 만에 답보상태에 빠졌다. 한 ESS 시공 사업자는 “보상안이 언제 나올지도 모르고, 당장 ESS에 대한 관심도 매우 낮아져서 다른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당분간은 ESS 시장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태양광 연계 ESS를 설치한 사업자들이 당장의 원리금 상환이 어렵게 된 것도 문제다. 화재원인 규명과 보상 대책 마련이 늦어질수록 사업자들의 금전적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를 ESS 보급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해프닝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당장 ESS를 이미 설치한 사업자들과 이를 시공·관리하는 업체가 받는 타격을 들여다보면 이러다 ESS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커지고 보급은 난망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작성 : 2019년 03월 14일(목) 17:24
게시 : 2019년 03월 15일(금) 15:33


김예지 기자 kimyj@electimes.com        김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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