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호에 사례를 들었던 공장에 감축요청이 왔는데 해당 1000kW설비가 계속 정지돼 있었다. 마침 잘 됐다며 박수를 치며 좋아하면 될까? 한전 계량기는 어떤 생각을 할까?

이미 꺼져있었으니 감축요청이 온 시점이후에 반응한 것은 아닌 게 틀림없다. 그러면 이것은 감축한 것이 아니니 가슴을 치며 안타까워 해야 하나? 좋아하는 것이 답일까? 슬퍼하는 것이 답일까?

정답은 어느 것도 아니다. 또는 둘 다 답이다. 설비가 꺼져 있는 시점에 따라 박수를 칠 수도 있고 가슴을 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설비가 꺼져있는 시점이란 무슨 의미일까? 예전에 수요관리 초창기에 미국에선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1시간 전에 수요감축 요청이 왔는데 공장에선 평소 가동하지 않던 모든 전기설비를 1시간 동안 풀 가동했다고 한다. 그리고 감축을 이행해야 하는 1시간 후에 모든 설비를 셧다운 시켰다고 한다. 감축량은 실로 놀라울 정도가 된다. 감축량을 산정하는 기준라인이 감축이행 직전의 사용량이었기 때문에 이런 해프닝이 생길 수 있다.

그러면 기준라인을 어떻게 전하는 것이 합리적일까? 여러가지 생각 할 수 있다. 어제의 사용량? 요일이 다르니 문제가 있겠다. 그러면 지난 주 오늘의 사용량을 기준으로 할까? 그것도 좀 이상하다. 그러면 지난 달 오늘로 할까 그것은 더 이상하다. 월별 차이, 계절이 바뀌는 시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작년 오늘의 사용량으로 할까? 계절도 월도 맞으니 그럴싸하다. 그러나 공장의 생산량은 수주물량과 경기에 크게 연동하기에 전혀 그럴싸하지 않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출처- 물구나무 선 발전소>

저자: 김성철 (파란에너지 대표이사)

출판사: 인포더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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