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가스전, 해상풍력단지로 탈바꿈
국내 최초 시내노선에 수소버스 도입

울산광역시는 자체 제작 홍보 영상을 통해 부유식 풍력발전단지 건설의 당위성을 알리고 있다.
울산광역시는 자체 제작 홍보 영상을 통해 부유식 풍력발전단지 건설의 당위성을 알리고 있다.

전통적인 중공업 도시 울산광역시가 친환경 이미지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천연가스를 채취하는 가스전은 늦어도 3년 안에 해상풍력발전단지로 바뀔 예정이다. 도로를 달리는 택시와 버스는 점진적으로 수소자동차로 채워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한 듯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울산을 방문, 울산시청에서 ‘수소경제와 미래 에너지’를 주제로 지역경제 투어를 가졌다.

◆ 동해 가스전의 해상풍력발전단지 전환, 시 차원 열띤 홍보 진행

울산역을 지나는 KTX, 시내 한복판의 네온사인 광고에는 해상풍력발전단지를 홍보하는 영상이 눈에 띄게 방영되고 있다. 이 해상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설 곳은 현재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는 동해 가스전이다.

지난 2004년부터 천연가스를 생산한 동해 가스전은 당초 올해까지 운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층에 잔류한 천연가스를 추가로 채취하기로 해 퇴역 시기는 2년 늦춰진 2021년이 될 전망이다.

동해 가스전의 역할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울산시의 행보도 바빠졌다. 지난해 취임한 송철호 시장은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에 대한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는 전언이다. 지방선거 도입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계 시장에 당선된 송 시장은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발맞춰 울산시를 친환경 도시로 바꾸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송 시장은 지난 19일 토마스 리만 주한 덴마크 대사와 풍력·수소 등 재생 에너지에 대한 정책과 정보 교환, 산학연 협력 촉진 등을 담은 ‘재생에너지 부문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덴마크는 2017년 현재 국가 전체 전력의 43%를 풍력을 공급할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풍력 비중이 높은 국가다.

송 시장은 “덴마크와 이번 협력을 통해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을 비롯한 수소에너지, 순환경제 등 재생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에 뜻을 모았다”고 말하면서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울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풍력발전 프로젝트는 ‘5㎿급 이상 부유식 대형 풍력발전기 기술 개발’과 ‘200㎿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 등 두 가지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2023년 동해 가스전 주변에 1GW 발전용량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단지가 들어선다.

또 시 관계자는 “해상풍력단지의 순효과는 침체된 조선업 부활도 있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조선 기술을 풍력단지 건설 기술에 전이시켜 국가적인 인재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것도 해상풍력단지의 당위성에 힘을 보탠다”고 설명했다.

다만 걸림돌은 있다. 이곳에서 조업하고 있는 어민의 반발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울산시 관계자에 따르면 지역 어민 단체는 동해 가스전이 해상풍력발전단지로 바뀌면서 조업 구역이 좁아지고 전기 생산에 따른 어획량 감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시장님의 의지가 강하지만 어민의 반발을 무시하고 강행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조업 구역 축소에 따른 보상, 전기 생산과 어획량의 역학 관계 등을 면밀하게 조사해 최대한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수소를 연료로 운행하는 울산 124번 버스.
수소를 연료로 운행하는 울산 124번 버스.

◆ 택시와 버스를 수소로…수소경제 시발점(始發點)

울산은 2019년 2월 현재 수소택시 10대가 운행 중이다. 울산시에 등록된 전체 택시 대수가 5500대라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울산시는 수소택시 수를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수소택시 사업은 사실상 시와 현대자동차의 합작이다. 약 8000만원에 이르는 수소택시 차량 가격 중 울산시가 5500만원, 현대차가 2500만원을 지원한다는 전언이다. 여기에 한 달 수소 충전 비용 200만원도 현대차가 보탠다.

수소버스도 국내 최초로 시내 노선에 들어섰다. 124번 버스가 지난해 10월부터 운행 중이다. 이 노선은 대왕암공원을 출발해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태화강역, 울산대학교, 문수경기장 등 주요 거점을 동서로 관통한다.

지난해 한반도를 강타한 폭염(暴炎) 사태 당시 버스 엔진과 배기구에서 내뿜는 열기로 시민의 불쾌지수는 물론 예기치 못한 쇼크사까지 우려된 바 있다. 하지만 수소버스는 모터에서 발생하는 열 외에 다른 고온 유발 요소가 없다는 설명이다.

수소택시를 운행하는 한 기사는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때 발생하는 특유의 소음이 없어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되기도 했지만, 승차감도 부드럽고 무엇보다 조용해 승객의 반응이 매우 좋다”면서 “언덕길에서 차량의 흔들림이 적어 안전성 측면에서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고 평가했다.

울산시의 이 같은 친환경 행보를 반영한 듯 정부도 울산에서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문 대통령이 직접 참석, “수소경제를 위한 우리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국가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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