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반으로 잘라서 한 쪽씩 나누어 가져라.” 솔로몬의 판결에 아기의 친엄마는 울면서 차라리 저 여인에게 아기를 주라고 말한다. 이를 통해 솔로몬은 친엄마가 누구인지 확인하며 최후판결을 한다.

수요관리에도 솔로몬처럼 지혜로운 판단이 필요할 때가 있다. 수요감축 요청이 왔다. 수요관리사업자는 고객 수용가에 시스템을 통한 실시간 알림을 준다. 각 공장과 건물을 미리 준비해둔 설비를 제어해 감축하거나 스케줄 조정을 한다.

감축이 완료되고 이후 얼마나 줄였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어떨까 생각해보았나? 독자라면 어떤 기준으로 감축참여량을 볼 것인가? 상당히 중요하고도 어려운 부분이다.

만약에 1000kW를 감축 참여하기로 협약한 공장이 있다고 치자. 공장에서는 1000kW 용량의 생산설비가 하나 있는데 사장님께 사전 보고하고 끄는 것으로 계획했다. 감축요청이 와서 가동되고 있는 해당 설비를 제어해 정지시켰다. 그러면 잘 대응한 것일까?

감축 성과는 한전 계량기 데이터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그 설비는 가동을 멈췄지만 공장 내 다른 설비의 가동률이 올라가 전체 전기 사용량에 큰 변화가 없다면 전혀 감축한 것이 아니다. 한전 계량기가 볼 때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감축량은 한전 계량기가 알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다. 한전 계량기의 15분 데이터가 실시간 모니터링이 안 되기에 2016년 11월부터는 별도의 계량기 또는 한전 계량기의 데이터 수집장치를 의무적으로 달게 돼 있다. 그러나 이는 전체 수요반응자원들의 패턴이나 감축 시 실시간 대응에 대한 모니터링을 일차 목적으로 하고 있다. 여전히 돈과 관련 있는 정산은 검증된 한전 계량기를 통해 한다.

<출처- 물구나무 선 발전소>

저자: 김성철 (파란에너지 대표이사)

출판사: 인포더북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