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업계 육중한 느낌, 이미지 광고 통해 그룹사 평판 업그레이드용”
“소재 대한 세부적인 설명 필요성도…경영진에서 반려” 귀띔

롯데케미칼의 세번째 글로벌 케미스토리 광고인 ‘대한민국편’
롯데케미칼의 세번째 글로벌 케미스토리 광고인 ‘대한민국편’

전형적인 B2B(Business to Business) 업종인 석유화학 업계는 ‘이미지 광고’에 중점을 두고 홍보 활동을 펼친다. 소재에 대해 세부적으로 설명하는 대신 특별한 이미지를 선보이는 방식이다.

유화 업계에서 주로 생산하는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파라자일렌 등의 용어는 특별히 화학에 관심을 두는 일반인이나 전공자가 아니면 그 실체가 무엇인지 쉽게 알지 못하기에 이들 소재로부터 발생하는 순효과 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형태로 광고를 진행한다.

제과, 쇼핑, 호텔 등 B2C(Business to Consumer) 영역에서 오랫동안 강점을 나타내다 최근 석유화학 기업 이미지로 변신을 시도하는 롯데는 롯데케미칼 광고를 시리즈 형태로 내보냈다. ‘글로벌 케미스토리(Global Chemistory)’를 주제로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타이탄 공장을 배경으로 ‘동남아시아 편’을 제작한 후 2탄으로는 같은 해 10월 미국 에탄 크래커(ECC)·에틸렌글리콜(EG) 생산공장을 담은 ‘미국 편’을 내보냈다.

이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말에는 여수공장을 주제로 한 ‘대한민국 편’을 송출하며 시리즈의 마지막을 소개했다.

롯데케미칼이 운영하는 세계 각지의 공장을 소개하면서 역동성 있게 활동하는 이미지를 시청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는 전언이다.

롯데케미칼 측은 본사 자체가 다른 계열사에 비해 일반인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극복하고자 TV 광고를 제작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과 함께 업계 수위를 다투는 LG화학 또한 ‘내일을 만드는 화학’을 주제로 ‘소재, 에너지, 물, 그리고 생명,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을 연구합니다’라는 내용의 30초짜리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환경친화적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아그위그챌린지’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나무 한 그루를 심는 가장 쉬운 방법은?’을 질문하면서 ‘일회용품 대신 텀블러 쓰기’를 답으로 내놓는 내용이다. 아그위그챌린지는 I Green We Green Challenge의 줄임말로 이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 수만큼 베트남에 맹그로브 나무를 심는 캠페인을 전개한다.

한화케미칼은 자사 홈페이지에 화학 소재와 일상 생활의 관계를 소개하는 코너를 선보이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자사 홈페이지에 화학 소재와 일상 생활의 관계를 소개하는 코너를 선보이고 있다.

자사 공장에서 나오는 익숙하지 않은 용어의 소재들은 광고에서 나오지 않는다. 다만 한화케미칼의 경우 홈페이지에서 ‘내 삶 속의 한화케미칼’ 코너를 통해 EVA(에틸렌초산비닐 공중합체), CA(가성소다), PE(폴리에틸렌), TDIs(톨루엔 디이소시아네이트), PVC(폴리염화비닐) 등의 소재가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설명한다.

유화 업계 관계자는 이미지 광고 효과에 대해 “무거울 수 있는 화학 업계의 이미지를 시청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면서 모기업의 평판도 끌어올릴 수 있는 목적”이라고 소개하면서도 “소재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을 진행하는 광고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SK 와이번스의 그린 유니폼은 페트병을 재활용해 친환경 이미지를 나타낸다.
SK 와이번스의 그린 유니폼은 페트병을 재활용해 친환경 이미지를 나타낸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프로야구의 사례를 들면서 광고 진행 방향의 복안을 전했다. 그는 “롯데케미칼, LG화학, 한화케미칼, SK이노베이션 등은 모두 KBO리그의 야구단을 운영하고 있다”며 “프로야구가 인기가 많은 만큼 선수들이 입고 있는 유니폼이나 야구화 등에 이들 소재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알려준다면 지식도 전달하고 이미지도 배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광고 방식은 최종결정권자인 경영진에서 반려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익숙한 방식의 광고를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경영진의 마인드인 것 같다”면서 “각종 아이디어를 제출하고 있지만, 변화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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