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 해상풍력 기자재 구매 국제 입찰 가능성...후발사업 영향
국내 대기업, 獨 풍력터빈 제품 면허생산 고려 중

국내 해상풍력 발전시장이 점차 개화(開花)하고 있지만 국산 기자재업체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사업을 제외하고 가장 가까운 시일에 추진 예정인 한림 해상풍력 발전사업이 국제입찰을 통해 풍력 기자재를 구매할 여지가 커지면서 경쟁 우위에 있는 외산 제품을 어떻게 방어할지 정부·업계 모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대표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가 사업 최대 주주인 만큼 향후 발전공기업이 지분 참여하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조차 같은 양상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세계 평균 동향과 비교해 1~2세대는 더딘 국산 풍력 기자재 개발속도와 품질 신뢰성 확보가 발목을 잡는다.

제주 한림읍 수원리 앞바다에 100㎿ 규모로 조성되는 한림 해상풍력사업과 관련, 현재 외산 기종 도입을 둘러싸고 국산 기자재 사용을 장려하는 정부와 최대 주주인 한전 간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사업에서 가장 유력한 선정 터빈 기종은 지멘스가메사의 8㎿급 풍력발전기로 알려져 있다.

업계는 한림 해상풍력사업의 최대 주주인 한전이 외산 기종을 도입할 경우 같은 에너지 공기업인 발전공기업과 지방공기업 모두 눈치를 보지 않고 동일한 선택을 할 여지가 크다고 우려한다. 현재 한림 해상풍력 이후 추진 중인 해상풍력사업은 제주 대정 해상과 한동평대 앞바다 등이 있다.

하지만 국산 제품에 대한 투자기관과 개발업체의 평가는 낮은 편이다. 지난달 울산광역시가 외국계 투자기업을 포함해 4개 컨소시엄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할 의지를 표명하는 등 국내 해상풍력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분위기지만, 동시에 독일 유명 터빈 제품을 국내 대기업이 면허(license) 생산하는 내용의 협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협의를 진행 중인 A사 관계자는 “현재 국내 업체가 연구·개발 중인 터빈은 8㎿로 수년 이내 개발 완료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면허 생산을 할 경우 인허가 기간이 지난 수년 내 12㎿급 터빈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규모나 가격 대비 성능, 실적 측면에서 크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너무 국산화에 목매고 있다. 여타 글로벌 기업들이 개발을 마치고 막 상용화하려는 8㎿급 터빈을 우리는 수년 후 개발해 설치한다는 건 시대적 착오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때 가서 세계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겠는가”라며 “풍력산업은 특성상 핵심부품을 제외하고 현장에서 관련 부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현지 조달(local content)을 고려하는 게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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