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 민간지원기능 활성화 행보…돈 없는 中企·개인 OK

한국광물자원공사 원주 본사
한국광물자원공사 원주 본사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자금 조달 여력이 사실상 사라졌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돈을 빌려 운영하는 상황에 직면했지만, 그마저도 막바지에 온 셈이다.

광물자원공사의 회사채(會社債) 발행 한도는 4조원이다. 이 한도를 모두 소진했다. 더는 금액을 대출받지 못하는 셈이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는 지난 1월 29일 총 3000억원어치의 특수채를 발행했다. 각각 5년물 600억원, 10년물 1500억원, 20년물 900억원씩이다.

지난해 11월 1일 기준 광물자원공사의 사채 발행 여력은 2000억원이었다. 같은 달 13일 만기물량 1000억원을 현금으로 상환하면서 사채 발행 여력은 3000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번 사채 발행으로 4조원의 발행 한도를 채웠다.

광물자원공사의 자금줄이 끊기면서 투자의 길도 막힐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가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주(主) 업무를 담당했던 광물자원공사는 2016년 자본잠식에 들어갔다.

투자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한국광해관리공단과의 통합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이 이뤄져 한국광업공단으로 새로 출발하면 기존의 해외자원개발 직접 투자 기능은 없어진다. 다만 민간 지원은 가능하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낮은 확률의 해외자원개발이지만 한 번 성공하면 커다란 부를 창출할 수 있어 투자 기능이 없어지는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분위기도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주도적으로 요구나 주장을 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전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의 신용도는 정부가 보증한다. 최악의 길은 일단 피할 수 있는 셈이다.

2011년 6월 16일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 반도 산타로사리아에 위치한 볼레오 광산에서 플랜트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주멕시코 한국대사관 홍석화 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김신종 사장, LS니꼬동제련 강성원 사장, 바하 마이닝 그린스레이드 사장이 현장에서 채굴한 구리 원광석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뉴시스)
2011년 6월 16일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 반도 산타로사리아에 위치한 볼레오 광산에서 플랜트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주멕시코 한국대사관 홍석화 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김신종 사장, LS니꼬동제련 강성원 사장, 바하 마이닝 그린스레이드 사장이 현장에서 채굴한 구리 원광석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뉴시스)

우선 광물자원공사는 민간지원기능을 활성화하는 행보다. 지난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해외자원개발 지원사업 설명회’를 열고 18억원 규모의 지원사업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광물자원공사는 초기자본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개인에게 조사비용의 최대 70%까지 지원한다. 또 지분인수 타당성 조사비용이 큰 만큼 조사 필요성을 사전에 판단하는 예비 기술 실사 서비스를 새로 만들었다.

▲민간기업에 해외유망사업을 발굴해 소개하는 유망사업 매칭 서비스 ▲국제 광업 행사 참석을 지원하는 ‘PIN플러스협업’ ▲실무자 전문교육(MinEdu) 등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실제로 설명회에는 민간 투자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해외자원개발 조사사업 ▲탐사기술지원 서비스 ▲기술컨설팅 지원사업 ▲민간 전문인력 양성 교육 안내 ▲사업별 면담 등의 서비스를 받았다.

남윤환 사장직무대행은 “올해 해외자원개발 민간지원사업은 공사 전문가가 현장에서 기술을 지원하는 예비사업 타당성 조사를 비롯해 조사사업 분야를 강화했다”면서 “에너지전환시대에 민간이 핵심광물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광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의 통합 여부는 이른 시일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현재 국회가 공전 상태에 있지만 오는 3월 7일 윤리특별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면서 임시국회 개회에도 활로가 뚫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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