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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대표의 금요아침) 로봇이 대신할 수 없는 일자리
보도자료 쓰는 법을 처음 배울 때 익혔던 뉴스밸류가 생각난다.
“개가 사람을 물었다고 하면 기사거리가 되지 않지만 사람이 개를 물었다고 하면 특종감이 된다.”
그런데 최근에 이런 느낌의 뉴스가 월스트리스저널 등 외신에 실렸다.「세계 최초의 로봇 호텔인 일본 헨나호텔이 250여 대의 로봇 직원 중 절반을 해고했다. 로봇이 사람에게 밀려나 다시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왜였을까? 로봇이 헨나호텔에서 한 역할이 궁금해졌다. 동경 본사를 비롯해 16개 지역에 체인점을 둔 이 호텔에서는 안내데스크의 체크인 로봇부터 로비에서 피아노를 치는 로봇, 강아지 로봇까지 그 기능과 역할이 다양했는데 방전으로 로봇 작동이 중지되는가 하면 여권 스캔 오류를 일으키는 일 등이 잦았다고 한다. 벨보이 역할을 하는 로봇은 충돌 사고를 일으켰고 고객이 몰리는 날에는 로봇만으로는 짐 가방을 모두 옮기기가 힘들었다고 하는데 로봇이 아닌 사람이었다면 피로가 온몸을 휘감아도 자기 책임은 다했을 것이다. 또 객실에서 코를 고는 고객의 소리를 잘못 인식해서 로봇이 한밤중에 말을 걸어오는 바람에 잠을 설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만약 사람이었다면 당연히 고객의 표정까지 읽고 말귀을 알아들어 맞춤서비스를 해주었을 것이다. 결국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의 편의를 위해 도입된 로봇이 고객의 불만을 증폭시킨 결과를 낳은 것이다. 4차 산업의 핵심인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거라는, 아니 이미 빼앗고 있다는 우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하는 입장에 처해있지만 그래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미래학자들은 '2025년 한국에서 제조업 노동력 40%를 로봇이 대체' 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다보스포럼이 작성한 '미래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까지 선진국 등 15개국에서 710 만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산업혁명이라는 게 늘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간 것만은 아니었다. 1차 산업혁명시대 증기기관 출현으로 인한 기술 진보는 사회 전체의 일자리와 생산량을 크게 늘렸고 2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전기의 발명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고 일자리도 늘어났다. 3차 산업혁명으로 정의되는 인터넷의 등장은 정보화로 인해 지구촌이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경제 프레임을 크게 바꾸어 놓았는데 기술의 진보는 인간의 삶을 풍성하고 편리하게 만들어주었지만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삶은 더욱 스마트해진 반면 양상은 달라지고 있다. 인간의 일자리만 위협받게 된 것이 아니라 정신적 영적 존재인 인간의 내면세계가 점점 무감각, 무감동, 무정해지고 있다. 통신의 혁명은 식탁이나 거실에 모인 가족들이 서로 얼굴을 쳐다보지 않은 채 각자의 스마트폰에만 얼굴을 묻고 SNS에 열중하게 만들었다. 일자리만 빼앗아간 게 아니라 소중한 가치를 빼앗아가고 있다.
인공지능은 교회에도 들어왔다. 헌금봉투가 아닌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교회계좌로 항목을 선택해 입금할 수 있고 모바일 성도등록증으로 교회 출석을 체크한다. 협찬광고까지 실린 로비의 전자 입간판에 교회 공지사항을 띄우고 교회 홈피에는 쇼핑몰도 등장했다. 우리의 어린 시절에는 늦은 밤 장독대에 정한수를 떠놓고 비는 어머니, 십리길 되는 교회 새벽기도회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걸어가 자식의 앞날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던 어머니의 정성이 있었다. 구겨진 돈을 다리미로 다려 헌금함에 넣었고, 새로 산 옷과 양말은 제일 먼저 교회에 입고 가는 구별됨이 있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병석에 누워있는 처지도 아니면서 TV나 인터넷으로 예배 드리는 사람, 편리하게 온라인을 이용해 헌금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달이 주는 생활의 편리함은 인간을 감동이 아닌 자극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로 만들어가고 있다.

다시 화제를 일자리 문제로 돌려 고민해 보자. 중고등학교에서 받은 입시위주의 공교육과 사교육, 대학진학 후의 학업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의 요구와 동떨어져 있다. 대학시절에 받은 교육이나 높은 토익 점수는 어렵게 취업한 직장에서 실제 업무와는 거의 연관성이 없다. 신입사원에게 처음부터 실무를 가르쳐야 하는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각 개인이 현시대에 맞는 직무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도 기존 직원을 해고하거나 새로운 인력만 찾기보다 기존의 직원들을 4차산업에 맞는 인력으로 재교육하며 업무역량을 키워주어야 할 것이다. .
대한민국 4차산업의 상징인 대덕특구는 5개 연구개발특구에서 특구내의 대학‧출연(연)‧기업‧기술사업화 지원기관이 상호협력해서 2017년말 기준 총 매출액 44.5조원, 고용인원 18.6만 명을 창출하는 등 지역의 경제성장을 주도한 바 있다. 연구개발 특구 뿐 아니라 여러 영역에 이 노하우를 확장해나간다면 로봇이 대신할 수 없는 인간의 설 자리는 계속 확장되어 나가리라 생각된다. 사람이 하지 못하는 일을 로봇이 해내고, 생산성을 위해 로봇의 활용도가 점점 커지겠지만 로봇 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높은 차원의 일을 위해, 사람이 일할 수 있는 영역이 갈수록 늘어나기를 소망해본다.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이 그래왔듯이 인간을 위해, 인간이 주도하는,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해가는 4차산업혁명을 함께 꿈꾸어보자.

작성 : 2019년 01월 31일(목) 08:37
게시 : 2019년 02월 01일(금) 08:53


김수민- 홍보대행사 대표/칼럼니스트/스피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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