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의 재도약을 꿈꾸다"
SKY폰 올해 안에 제품 출시 계획
전국 서비스센터 4~50개까지 확대…스카이 브랜드 강화

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는 '팬택 연구소 출신들이 세운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품질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는 "팬택 연구소 출신들이 세운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품질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일(40) 착한텔레콤 대표가 창업 당시 ‘착한’이라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유치하다고 수 있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는 당시 왜곡된 중고단말기 시장을 ‘착하게’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순수한 마음에 시행착오도 겪고 사업 실패도 경험했지만 4년만에 초기 매출 300만원이 지난해 100억원을 뛰어넘으며 착한텔레콤은 강소기업으로 거듭났다.

세월이 흘렀지만 박 대표는 여전히 ‘착한’ 마케팅을 지향하고 있다. 넘쳐나는 하이스펙의 고가 단말기 사이에서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 팬택과 손을 잡고 ‘SKY’ 브랜드를 되살린 것도 이와 같은 취지다. 지나온 길과 앞으로의 계획을 듣기 위해 박 대표를 28일 서울 강서구 마곡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10개월 적자 위기…자급제 시장 선견지명으로 극복

박 대표는 2005년1월 KT의 전신인 KTF와 삼성전자를 동시에 합격했다. 그는 당시 이동통신업 가능성을 크게 보고 미련 없이 KTF로 향했다. 그는 당시의 경험이 현재 회사를 운영하는 데 커다란 양분이 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당시 마지막으로 있었던 부서가 마케팅 전략팀이었다"며 "이동통신 요금을 기획하다 보니 통신의 전반적인 부분을 알게 돼 큰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7년간 KTF에서 근무한 그는 대우증권으로 이직 후에도 모바일 금융과 관련된 업무를 약 2년 반 정도 맡으며 휴대폰과 인연을 이어간다. 대우증권에서 높은 연봉을 받았지만 결국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도 모바일 금융 외의 업무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2014년 뜻을 함께한 2명과 함께 5명이서 처음 착한텔레콤을 세우고 시작한 일은 ‘휴대폰 보조금 비교 서비스’였지만 오랫동안 적자를 겪게 된다. 너무 어려운 사업 아이템을 선정한 것이 원인이다.

박 대표는 "휴대폰 보조금은 통신사들이 컨트롤 하는 것으로 굉장히 음성적인 부분인데 공개적으로 비교하겠다고 컨셉을 잡으니 어려웠던 것"이라며 "10개월 고생하고 돈을 까먹는 사이 공동 창업한 후배들도 그만뒀다"고 설명했다.

혼자 남은 그에게 전환점이 된 것은 ‘단말기 자급제’다. 단말기 자급제로 중고 단말기와 자급제 단말기에 대한 요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게 중고 단말기와 인연을 맺게 된 착한텔레콤은 현재 국내 중고 단말기 관련 1위 업체로 CJ헬로, KT엠모바일, SK텔링크 등 8개 업체에 단말기를 제공하고 사원은 26명으로 증가했다.

▲ 스카이 브랜드 파워 강화…"서비스 센터 전국 50개로 확대할 것"

중고 단말기 분야에서 목표를 이뤘다고 자평한 박 대표는 새로운 목표로 저렴하고 기능이 뛰어난 가성비 위주의 휴대폰 제작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 14일 착한텔레콤은 팬택과의 포괄적인 협력 계약을 통해 기존 팬택 인력을 승계하고 스카이 브랜드의 휴대폰과 IoT(사물인터넷) 디바이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박 대표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브랜드 파워’를 실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커넥팅’이라는 중저가 폰을 출시했었는데 가격과 성능 면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서 시장에서 외면받았다"며 "반면 ‘SKY’ 로고가 찍힌 팬택의 재고폰들은 지난해 상반기 자급제로 판매한 결과 3000대가 3달도 안돼서 완판 되는 걸 보고 스카이 브랜드를 쓰겠다고 팬택 측에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카이 브랜드 뿐만 아니라 서비스센터 등 본사 인력을 모두 인수한 박 대표는 향후 브랜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제품성능 개선과 함께 서비스센터도 늘릴 계획이다.

그는 "현재 전국의 SKY 서비스센터가 13개로 많이 축소된 상황이지만, 외부 서비스센터와의 제휴를 통해 전국에 40∼50곳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또 팬택 연구소 출신들이 세운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품질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SKY 폰 추가 출시…5G는 늦어도 내년

새로운 스카이 폰은 오는 4월 폴더폰, 5∼6월 스마트폰 형태로 각각 출시될 예정이다.

다만 5G를 지원하는 제품은 올해 하반기 추가 출시예정인 폴더폰과 스마트폰에 적용하거나 내년 새롭게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5G의 경우 체감할 수 있는 컨텐츠가 적은 반면 단말기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는 등 착한텔레콤의 컨셉과 다르기 때문이다.

새로 제품이 출시되면 판매에 대해 욕심 낼만 하지만 박 대표는 연간 판매 목표가 없다. 불필요한 생산과 재고를 줄이기 위한 박 대표의 계산이다.

그는 "목표가 없는 게 전략"이라며 "휴대폰은 전환되는 주기가 빠른데 목표가 높으면 불필요한 생산과 재고를 갖게 돼 결국 제품 가격이 내려가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 대표는 최종적으로 국내 단말기 시장이 고객지향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단말기 유통시장은 굉장히 왜곡돼 있다"며 "소수 공급자가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단말기를 공급하다 보니 고객지향이 아니라 공급자 지향으로 이뤄져 오히려 외국에서 국내 폰이 더 싼 현상이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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