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없는 업황…기초화학 부진 속 자회사 스페셜티, 실적 호조 견인
롯데정밀화학, 한화토탈, 금호피앤비화학 등 스펙 UP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

석유화학 업계가 기초화학 부문의 부진으로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자회사의 분전이 희망의 끈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은 지난해 3분기의 영업이익 저조 현상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 확실시된다는 업계 전언이다. ‘업황에 장사 없다’는 속설처럼 기업이 자체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국제 변수 등으로 인해 실적이 나빠지는 것은 눈뜨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들 기업의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 한화토탈 등은 건실한 실적으로 모기업에 보탬이 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89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49.0%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은 3360억원으로 39.7%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364억원으로 378.9% 증가했다.

연(年) 실적도 늘었다. 2018년 연간 기준 매출액은 1조3717억원, 영업이익은 2107억원, 당기순이익은 214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8.3%, 89.6%, 140.9% 늘었다.

롯데정밀화학은 “주요 제품의 전방산업 호조로 수요가 확대됐고, 중국의 환경규제 강화와 제품 신증설 저조로 공급이 정체되면서 수급 개선 효과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롯데정밀화학의 경영 모토(motto)는 ‘고부가 스페셜티’다. 지난해 반도체 현상액(TMAC·Tetramethylammonium Chloride)과 페인트 첨가제(헤셀로스) 증설에 투자했다. 앞으로도 고부가 제품 사업에 지속 투자하고, 그룹의 시너지 효과를 활용한 신규 사업을 추진해 성장동력을 확보할 예정이라는 본사 측 전언이다.

한화토탈 대산공장
한화토탈 대산공장

이에 앞서 지난 20일 한화토탈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4억 달러(약 4500억원) 규모의 해외사채 발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발행에 들어간 한화토탈 해외사채는 아시아·유럽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다. 발행금리는 3.914%다.

한화토탈은 채권 발행에 앞서 지난 2일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로부터 각각 Baa1, BBB의 신용등급과 ‘안정적’ 전망 등급을 확보했다. 건실한 대외신용도를 과시하는 셈이다.

한화토탈은 수요예측에 92개 기관투자자가 참여해 주문액이 15억 달러였다고 공개하면서 “세계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기조, 석유화학산업의 전반적인 내림세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끌었다”고 자평했다.

한화토탈은 해외사채로 조달한 자금을 설비 투자 재원에 활용할 예정이다.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제1공장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제1공장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자사 실적에 혁혁한 공을 세운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의 페놀유도체의 덕을 올해도 톡톡히 볼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폭시수지 생산 원료인 BPA(비스페놀A),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 등의 가격이 내려가면서 에폭시수지 스프레드(제품 가격과 원료 가격 차이)가 개선세에 접어들었다. 금호피앤비화학이 20만t 규모의 에폭시수지 생산능력을 확보한 만큼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이동욱 연구원은 “올해 미중 무역 전쟁이 완화될 움직임을 보이고 유가가 다시 오르는 한편 중국 위안화 강세로 페놀 다운스트림 가격이 올해 상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문동준 금호피앤비화학 대표이사가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장에 취임한 것도 간접적으로 고무적인 변수다. 문 대표이사는 지난 8일 ‘2019년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통해 ▲고부가 첨단화학산업으로의 전환 ▲석유화학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을 위한 친환경 제품 개발 ▲환경·안전 중요성 인식과 질적 향상을 위한 투자확대 ▲수출시장·품목 다변화 및 질적 성장을 통해 대내외 리스크 최소화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