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 부진 털고 전동화, 자율주행 등 미래차 몰두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시무식에서 경영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시무식에서 경영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정의선<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에 대한 올해 경영 성과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뒤섞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정몽구 회장을 보좌한다며 2인자 자리에 올랐으나 사실상 그룹 내 업무 전반을 맡고 있다.

정 부회장은 취임 3개월 뒤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새로운 라인으로 사장단을 꾸리는 등 내부 조직 개편에 나서기도 했으며 글로벌 사업 점검과 업무 협업을 위해 미국, 유럽, 중국 등 출장길에 오르며 광폭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15일에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을 갖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정 부회장에 대한 평가는 다소 회의적이다. 노조와의 갈등은 여전하고 해외 판매량과 수출이 계속 줄어든데다 지난해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288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6%나 하락하는 등 이렇다 할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현대차가 올해 반드시 실적 반등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지만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인한 노사 대립, 세계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문제들도 산적해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지난해 부진한 여파가 올해도 이어질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장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20% 이상 밑돌 것으로 예상했고, 지난해 연간 실적 역시 3분기 어닝쇼크 등에 따라 영업이익이 40%대 감소율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권순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15일 보고서를 통해 “마케팅·연구개발 비용 반영과 도소매 판매 부진 등으로 지난해 4분기는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4분기 실적 발표 이후로 올해 실적 추정치의 방향성이 결정되고, 주가도 동일한 궤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물량 증가율은 0.5%에 그칠 것으로 보여 시장 요인에 의한 성장 모멘텀이 약하다”며 “중국에서는 시장 수요 하락과 경쟁 심화로 당분간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문수 현대차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미국 인센티브 하락 효과 이연, 이종통화 약세, 신차 투입에 따른 원가율 상승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현대차그룹의 장기 친환경차 비전과 중소기업 상생전략 등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대차그룹은 일단 올해 본격적으로 전동화, 자율주행, 스마트 모빌리티 등 미래차 기술에 몰두할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도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공유경제, 인공지능(AI), 스마트 모빌리티와 같은 미래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한다고 강조했다.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모든 타입의 전동화 모델을 개발해 오는 2025년 44개 모델, 연간 167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자율주행은 오는 2021년 국내 자율주행 로보택시 시범 운영을 목표로 외부 글로벌 선도업체와의 제휴를 활발하게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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