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원전 건설 찬반 여론 조사 실시해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앞두고 유서 작성

인터뷰 도중에 이채익 의원(자유한국당, 울산 남구갑)은 지갑 속에서 빛바랜 흑백 사진을 하나 보여줬다. 세 살 때 돌아가신 어머니라고 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를 앞두고 유언장을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30대 중반의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국가를 위해 목숨을 던질 수도 있다. 난 세 살 때 어머니를 여의었는데 넌 나보다 열배 이상 오랜 세월 아버지를 봤으니 아버지 뜻에 반대해서는 안 된다고….”

공론화 결과 신고리 5·6호기를 계속 추진키로 함에 따라 이 의원이 목숨을 던질 일은 없어졌지만 이 의원이 에너지 정책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원자력발전소 짓는 것이 목숨을 걸 만한 가치가 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 의원은 “전기신문 기자가 맞느냐”면서 오히려 기자를 힐책했다.

이 의원은 “에너지는 바로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이고 에너지 문제가 곧 경제문제”라며 에너지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 의원은 “정권이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영화 판도라, 그리고 지진 때문에 신고리 5·6호기가 건설 중단으로 결정될 개연성도 높았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높은 수치로 원전 건설 재개 결정이 났다”면서 “지금이라도 원전 정책에 대해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정부에서 여론조사를 했지만 조사결과 원전 찬성이 많기 때문에 발표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하고 추측했다.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이 의원은 국회의원 당선 후 6년 동안 줄곧 국회 산자위에서 활동했다.

또 시민들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줘서 3선 의원이 된다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싶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원전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더 이상 원전을 짓지 않으면 2078년 대한민국에서 원자력발전이 사라지게 된다. 현 정부의 정책은 ‘원전의 씨’를 말리겠다는 것이다.

원자력과 같은 분야는 Supply Chain (연쇄적인 생산 및 공급과정)이 중요한데 더 이상 건설하지 않으면 원자력 안전까지 담보할 수 없게 된다.

고준위 폐기물도 언젠가는 과학으로 제압할 수 있는데 문재인 정부는 원전을 핵(무기)으로 보는 것 같다. 원자력발전이 핵인가? 부존자원이 빈약한 대한민국에서 원자력발전을 하지 않으면 에너지믹스가 근본적으로 흔들린다.

신재생에너지는 간헐성 때문에 한계가 있으니 주식은 원전으로 하고 신재생에너지는 간식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동북아 슈퍼그리드가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한국은 유럽과 달리 에너지 문제에 대해서는 섬이고, 전기는 쌀에 비유할 수 있다. 외국에서 수입하더라도 비상용은 항상 준비해야 한다.

신한울 3·4호기는 매몰비용을 생각해서라도 추진해야 한다.

◆환경단체 임원들이 원자력 관련기관 임원을 맡는 등 진출해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감시해야 할 환경단체 사람들이 권력화 돼 있다. 경제전문가나 기술전문가들이 가야 할 자리에 환경단체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왜곡된 정책이 나올 우려가 있다.

◆울산이 지금 경제난인데 극복 방안과 앞으로 울산이 어떻게 가야 하는지.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과 같은 울산의 주력산업은 더 열심히 하고 4차 산업혁명 대비 신성장산업을 발굴 육성해야 한다.

▲원전 ▲석유화학 ▲오일허브 ▲수소연료전지실증화센터 등을 바탕으로 에너지허브로 도약해야 한다.

울산은 공업도시 이미지와 달리 실제로는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가진 도시다. 신불산 케이블카, 태화강 짚라인, 대왕암 케이블카 등을 설치하고 태화강 국가정원을 지정하는 등 문화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법’을 힘들게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등 울산 오일허브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SK에너지가 오일허브 관련 울산에 투자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울산 오일허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SK에너지, 에쓰오일, 석유공사가 중요하며 부수적으로 울산항만공사도 노력해야 하고 울산시의 책임도 크다. SK에너지가 여수 오일허브에 투자한 것이 재미를 못 본 것이 울산 투자에 영향을 준 것 같다.

SK가스가 LNG발전 때문에 오일허브 참가가 예상된다. 울산 오일허브는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지금도 늦었다. 울산의 지도자들이 구체적인 식견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로서 포부는.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 이념적 정책이 남발되기 때문에 이런 정책을 수정하고 막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방권력까지 민주당이 장악한 상태에서 다수당의 횡포와 잘못이 드러나고 있다. 지방자치를 바로잡고 잘못된 지방권력을 통제해야 한다. 특히 경찰 등 공권력이 무력화되는 것을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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