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된 노이즈 캔슬링 탑재, 최대 40시간 재생

체험용으로 받은‘Beats Solo3 Wireless Headphone'.
체험용으로 받은‘Beats Solo3 Wireless Headphone'.

몇 번인가 기자가 된 것을 잘했다고 느낄 때가 있었다.

평일 낮술을 먹을 때나 겉은 취재, 속은 사심 가득히 박람회나 행사장을 돌아다닐 때, 그리고 얼마 전 퇴근길에 집 현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Beats by Dr. Dre’의 헤드폰을 봤을 때. 김경호 형님(나이를 유추할 수 있다)에 미쳐 살던 학창시절에도 비싼 이어폰은 감히 꿈도 못 꿨기에, ‘b’는 여러 의미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마린보이나 쓰는 거라고 생각했다.

체험기 작성을 위해 받은 제품은 ‘Beats Studio3 Wireless Headphone’. 자꾸 영어로 표기하는 게 힘들지만 비츠의 정식 표기 방식이라니 어쩔 수 있나.

취재 목적이라지만 고가의 헤드폰을 요청하는 터라 미안한 마음에 “예쁜 색으로 보내주세요”라고 말하자 ‘블루’ 색상이 도착했다. 슬램덩크 북산의 색깔인 검은색에 빨간 ‘b’를 내심 바랐다는 건 비밀, 얼마 안가 파스텔톤을 섞어 우아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Skyline Collection’ 시리즈가 나와 땅을 쳤다는 건 더더욱 비밀이다.

Studio3는 귀를 완전히 덮는 ‘오버이어(over ear)’ 제품이다. 반면 같은 라인의 ‘Beats Solo3 Wireless Headphone’은 귓바퀴에 딱 맞게 감싸는 ‘온이어(on ear)’로, Studio는 착용감이 좋고 Solo는 휴대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자고로 헤드폰 유저라면 목에 걸었을 때 폭발하는 멋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텐데, 크기가 작은 Solo보다 Studio를 써야 ‘나는 원래 음악을 사랑했고 평생 Beats의 헤드폰만 쓰고 살았다’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실제로도 멋있다.

물론 헤드폰이 걸려 있는 목 주위만.

디자인 외에 장점을 나열하자면 Pure ANC(Adaptive Noise Canceling) 기능을 빼놓을 수 없다.

Studio3는 전작 Studio2와 거의 비슷한 디자인이지만 ANC기능, 다시 말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탑재됐다.

사실 소니, 보스 등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갖춘 헤드폰도 많고 내가 사용해본 건 Beats밖에 없어 객관성이 떨어지겠지만 그럼에도 Beats의 ANC 기술은 특별하다.

비행기 제트 엔진의 소음을 낮추기 위해 고안된 초창기 노이즈 캔슬링은 소음을 반대 대역 주파수 파형의 사운드를 통해 상쇄하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은 주파수가 겹쳐 사운드가 사라지거나 다른 대역의 노이즈는 상쇄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반면 Pure ANC는 좌우 사운드의 넓은 영역대에서 노이즈를 상쇄하고 초당 5만회의 보정으로 주변 소음을 차단한다.

여기에 헤드폰과 귀 사이의 안경 다리나 머리카락까지 고려한 최적의 노이즈 캔슬링을 제공해 어디서든 온전히 음악에 빠질 수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헤드폰을 씌워준 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켜주면 무표정하던 얼굴이 눈이 동그래지며 ‘엄지척’하는 걸 볼 수 있다. 3명에게 실험한 결과 조건반사처럼 같은 표정으로 엄지를 치켜들었다.

기사에 쓸 거라고 '1'도 생각 못하고 사진을 보낸 정현진 기자. Pure ANC 기능을 접하니 다들 이런 표정에 '엄지척'을 했다.
기사에 쓸 거라고 '1'도 생각 못하고 사진을 보낸 정현진 기자. Pure ANC 기능을 접하니 다들 이런 표정에 '엄지척'을 했다.

지하철과 버스에서 내릴 곳을 놓친 것도 수차례라 도착시간에 맞춰 알람을 맞추는 습관이 들었고, 지하철 안에서 자꾸 두리번거리다 이상한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비행처럼 장거리 여행에 최적화된 헤드폰이라고 꼽는 이유다.

또 하나의 장점은 바로 배터리다.

Studio3와 Solo3는 ANC 기능을 켠 상태로 22시간 음악 감상이 가능하며, ANC 기능을 끈 상태에서는 40시간 재생할 수 있다. 하루 5시간 넘게 사용해도 일주일에 한 번만 충전하면 됐고, 만약 배터리가 방전되더라도 5분 충전으로 3시간이 작동되는 급속충전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유용했다.

이 같은 기능은 3 버전으로 넘어오며 장착한 애플의 ‘W1’ 칩 덕분으로, 전력효율성을 높여 배터리 수명을 늘렸을 뿐만 아니라 페어링 시간 단축 및 거리 상승 등의 효과를 가져왔다.

단점을 꼽으라면 월급쟁이 기자에겐 너무 버거운 ‘가격’을 들 수 있다. Studio3의 경우 정가가 41만9000원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나 또한 그랬으나 체험기를 쓰는 시점에서는 ‘하루이틀 쓸 것도 아닌데 살 수 있지 않아?’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하루 빌려갔던 동료 기자 또한 반나절도 안돼 ‘이 정도 가격이면 그냥 살 것 같기도 하다…’라고 카톡 메시지가 온 것처럼.

소개하다 보니 음질에 대한 부분이 많이 제외됐다. 그러나 Beats의 명성이 너무나 높기도 하고, 여기에 ANC기술까지 추가된 마당에 나 같은 막귀가 논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혹시 연말 보너스를 받았는데 아직 사용처를 찾지 못했고, 목이 허전하다면. 그리고 노이즈 캔슬링 제품을 찾으면서 충전이 귀찮다면. Beats 제품은 어떠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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