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커지며 수요 위축…성장 둔화

올해 중전기기 업계는 수요 위축에 시달리며 성장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를 이끄는 효성과 현대일렉트릭은 주력 먹거리인 글로벌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해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중전 빅3 중 하나인 LS산전은 역대 최대 규모의 실적이 유력할 만큼 국내외 시장에서 성장세가 돋보였다.

그나마 수출은 지난해보다 회복되는 기미를 보였다.

10월까지 전기산업 수출은 104억8300만달러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 97억9400만달러보다 7% 증가했다. 변압기와 차단기, 케이블 등 전력용 기기는 10월 누계 기준으로 17.6% 증가했다. 무역수지도 지난해 4억1600만달러 흑자보다 두 배 가량 증가한 8억2300만달러를 기록 중이다.

중소 변압기업계에선 한국전력 고효율 주상변압기 단가입찰과 콤팩트형 지상변압기 입찰에서 조합 컨소시엄 체제가 유지됐다. 다만 등록업체가 많아지고 에너지밸리 입주 기업이 늘면서 개별기업 물량은 감소하는 추세라 업계의 일감절벽 현상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관수뿐 아니라 건설경기 부진 여파 속에 민간 수요도 바닥 국면이라 대다수 기업들은 고정비 감축 등 내부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자구안 마련에 부심했던 해다.

배전반 업계 역시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물량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대형 국책사업들이 마무리되고, 시장을 견인할 호재들이 보이지 않으면서 조달시장의 침체는 이어졌다.

민수시장에서도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인해 생산원가 이하의 가격구조가 형성되면서 관련 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됐다. 내진배전반이 시장의 대세가 된 가운데, IoT를 접목한 신개념의 배전반도 속속 등장했다.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노후 배전반 교체사업에선 광명전기와 서전기전, 세종전기, 디투엔지니어링 등이 구성한 컨소시엄이 수주했다.

올해 개폐기시장은 한전의 발주물량 감소와 더불어 고장구간차단기(EFI) 사용중단이 가장 큰 이슈였다. 예년에 비해 20%가량 물량이 감소한 데 반해 오히려 신규 업체들은 늘면서 양대 개폐기조합의 먹거리가 줄어든 게 사실이다. 아직까지 개폐기 입찰은 변압기나 전력량계 등 다른 품목과 달리 조합체제가 유지되고 있지만 늘어나는 신규 업체들로 인해 내년 전망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여기에 지난 9월 한전이 신규 전력기자재인 분산전원용 EFI 사용을 돌연 중단하면서 후폭풍이 일었다. 일찌감치 제품개발에 뛰어든 업체들은 ‘한숨’만 쉬고 있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10월 국감에선 EFI 입찰담합 의혹이 제기되면서 업체들의 고충은 더욱 깊어졌다. 특히 한전이 EFI 사용 여부에 대한 향후 계획을 내년 초에 발표하기로 함에 따라 일부 개발업체들은 발이 묶인 상태다.

더욱이 내년 한전이 비용절감을 이유로 전력기자재 발주물량을 모두 올해보다 축소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개폐기 업계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지경이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데 신규 업체들은 계속해서 진입할 것으로 보여 수주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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