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에만 16건 화재 발생
ESS 강국 길목 첫 번째 장애물

국내 시장에 ESS가 무서운 속도로 보급됨과 동시에 화재도 빈번하게 발생해 우려를 사고 있다. ESS화재는 작년 한해에만 16건 발생하며 수용가, 사업자, 관계 당국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으로 세계 ESS 산업을 선도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그 길목에서 ESS 화재 규명이라는 첫 번째 장애물을 접하게 됐다. 이 장애물을 안전하게 넘어야만 세계를 선도하는 ESS 강국으로 입지를 확실히 굳힐 수 있다.

◆ESS 화재 일지

ESS 화재는 총 17건 발생했다. 2017년 8월 고창에서 해상풍력연계 ESS가 불에 탄 것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16곳에서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다.

시기별로 보면 2018년 11월에 4건으로 가장 많았다. 11월에만 소방서 추산 21억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네 건 모두 태양광연계용 ESS 였으며 화재 발생 전 날 비가 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2018년 7월과 9월은 각 3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9월 화재 또한 모두 태양광연계용 ESS 였고, 7월은 각각 풍력 연계, 태양광 연계, 피크저감용 ESS 였다. 같은 해 6월과 12월도 2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2018년 10월과 5월, 2017년 8월에 각각 한 건씩 발생했다.

용도별로 보면 태양광연계용이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풍력 연계용 3건, 주파수 조정용 2건, 피크절감용 2건 등이다.

◆화재 원인 및 해결 방안

산업부는 작년 11월 ESS 화재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책 또한 미진한 것이 사실이다.

ESS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이렇다 할 공통적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우리나라보다 먼저 ESS 보급정책을 진행한 외국에서도 하나의 원인을 찾지 못해 시공, 배터리, BMS 등 다양한 방면에서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ESS 화재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추정된다. 배터리 랙 과밀, 외부 충격으로 인한 배터리 셀 손상, 온도 및 습도와 같은 외부환경 조절 실패, 시공 시 안전기준 부재가 이에 해당된다.

우리나라 ESS 시장이 주로 대용량 ESS를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공간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랙 간의 이격거리를 좁힌 것이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해외에서는 랙과 랙 사이 거리가 과밀하지 않고, 차폐막을 세워 폭발이 발생할 경우 확산을 방지할 수 있기 돼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비용 절감을 위해 한 컨테이너에 랙을 과밀하게 설치해 화재 발생시 더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열폭주 방지 및 화재 피해 축소를 위해 ESS 컨테이너 구조 변경 등이 대안으로 제시돼고 있다.

ESS 시공 및 이동 당시 충격으로 인해 배터리 셀이 손상돼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 또한 있다. 셀은 양극과 음극이 있고 이를 나누는 분리막이 있는데 충격으로 인해 분리막이 손상될 경우 양극과 음극이 만나 내부단락을 초래해 화재가 날 수 있다. 실제 배터리 A사는 자사 배터리를 사용한 화재 중 한 건의 원인이 외부충격에 의한 내부단락으로 보인다고 국가기술표준원에 제출한 바 있다.

컨테이너의 환경 문제도 계속 지적돼 온 문제다. ESS는 대용량의 전기를 저장하는 만큼 열과 습도에 민감하다. 역대 최고 더위를 기록했던 지난 여름 ESS 화재가 속출하자 날씨로 인해 컨테이너 내부 온도가 높아진 것을 원인으로 지목한 전문가도 있었다. 컨테이너 내부 항온 항습 설비를 제대로 갖추고 오작동이 없도록 자주 점검하는 것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업계와 정부, 사업장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안전 기준의 부재다. 세계적으로도 ESS가 이제 막 등장하는 산업이다 보니 ESS 시공, 설치, 운용과 관련해 제대로된 안전기준이 미흡한 상태로 이제 막 안전기준 및 조치를 만들기 시작한 상태다. 이와관련 국가기술표준원 및 산업부는 국제표준을 선제적으로 제정하고 소방 및 안전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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