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C 조감도.
GBC 조감도.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 프로젝트가 내년 상반기에 전격 가동될 것으로 보여 메이저 승강기 기업들의 수주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7일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기획재정부 등은 대규모 기업투자 프로젝트를 최우선 과제로 지원하기로 했다. 그 중 하나가 현대자동차 신사옥인 GBC 건립이다.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건설하는 GBC는 105층 높이 빌딩 1개와 35층짜리 호텔·오피스텔 1개, 6~9층 컨벤션·공연장 3개로 총 5개 빌딩으로 구성된다. 105층 빌딩 높이가 569m로 현재 국내 최고인 123층 롯데월드타워(555m)보다 14m나 높다.

GBC 사업은 4년 넘게 국토교통부 산하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발표로 GBC 프로젝트에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 19일로 예정된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에서 건설승인 안건이 통과되면 내년 착공은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승강기업계도 본격적인 GBC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높은 사업성과 국내 최고층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국내 메이저기업들은 모두 영업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구체적인 GBC 엘리베이터 설치계획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업계에선 롯데월드타워와 비슷한 형식으로 발주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롯데월드타워의 경우 고층용과 저층용으로 구분된 만큼 GBC도 105층 타워와 복합단지(MICE)로 나눠서 발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단 실적과 기술력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기업은 오티스와 미쓰비시다. 두 회사 모두 국내에서 유일하게 100층이 넘는 롯데월드타워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엘리베이터와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도 반격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GBC 입찰을 위해 지난해 18년 만에 한국에 재진출한 히타치 역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오티스(미국)의 강점은 무엇보다 수많은 초고층빌딩 설치실적이다. 오티스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828m, 163층)와 미국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381m, 102층), 중국 핑안 국제금융센터(599m, 115층) 등 초고층 글로벌 랜드마크에 초고속엘리베이터를 설치한 경험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의 시초를 연 기업답게 오랜 경험과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유지관리 서비스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쓰비시(일본)는 높은 완성도와 승차감을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초고속 분야에서 안정된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접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비중도 높아 제품 고장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하이타워(632m, 128층)에 설치한 분속 1230m 실적을 비롯해 국내에선 해운대 위브더제니스, 63빌딩, 삼성본사, 롯데호텔 등에 고속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티센크루프(독일)는 여의도 ‘파크원(333m, 69층)’에 분속 600m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당시 입찰에서 역량평가(기술력) 부문에서 타 경쟁사를 물리친 바있고, 해외에선 뉴욕 원월드트레이드센터(541m, 104층)와 상해 세계금융센터(492m, 101층)에도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바 있다. 여기에 하나의 승강로에 2대의 승강기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트윈(TWIN) 엘리베이터가 강점으로 꼽힌다.

국내 1위 현대는 아직까지 초고속엘리베이터 분야에선 후발주자다. 실적과 경험 면에서 타 경쟁사에 비해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토종기업답게 순수 국내 기술로 세계 최고 수준인 분속 1260m 기술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용화를 못한 상황이다.

히타치(일본)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 실적을 갖고 있다. 지난해 중국 광저우의 ‘CTF 파이낸스 센터(530m, 111층)에 분속 1260m 초고속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지난해 12월 국내에 진출해 아직까지 이렇다 할 실적은 없는 상태다. 하지만 CTF 실적을 강점으로 내세워 입찰경쟁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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