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허세홍 체재 시작…한화케미칼은 일단 유보

금호석유화학 박철완·박준경·박주형 상무(왼쪽부터).
금호석유화학 박철완·박준경·박주형 상무(왼쪽부터).

석유화학 업계에서 ‘3·4세 기수론’이 등장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안에 발표되는 정기인사에서 3세 경영을 출범할지 관심이다. GS칼텍스는 이미 4세 경영을 단행했다. 한화케미칼은 일단 유보했다.

금호석유화학에는 박찬구 회장의 자녀(子女)와 박 회장의 형인 고(故) 박정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이 근무하고 있다.

박찬구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상무는 수지 해외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07년 금호타이어 차장으로 입사한 뒤 2012년 금호석유화학 해외영업팀으로 옮겼다. 상무 진급 시기는 2015년이다.

박찬구 회장의 딸인 박주형 상무는 금호가(家)의 유일한 여성 경영인이다. 2015년 금호석유화학에 입사해 구매·자금을 담당하고 있다. 금호가의 핏줄임에도 불구하고 첫 경력은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에서 시작했다.

박철완 상무는 박정구 전 회장의 아들이다. 고무 해외영업을 맡고 있다. 2006년 아시아나항공에 과장으로 입사해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 워크아웃 사태 때 금호석유화학으로 이동했다.

11일 금호석유화학 관계자에 따르면 연말 인사가 이달 중에 이뤄진다. 이 관계자는 우선 3세 경영론 현실화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그는 “연말 임원 인사는 어차피 해마다 이뤄지는 연례행사”라며 “인사와 관련한 어떤 분위기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찬구 회장의 배임 혐의가 대법원에서 일부 유죄로 확정된 만큼 3세 경영이 전격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관련 업계 분위기다.

우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 지분은 박철완 상무가 10.00%로 박준경 상무(7.17%), 박찬구 회장(6.69%), 박주형 상무(0.82%)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다.

박철완 상무와 박준경 상무가 현직 회장인 박찬구 회장보다 더 많은 지분을 소유한 모양새다. 또 딸인 박주형 상무는 구매·자금, 즉 ‘돈’을 관리하고 있다. 어떤 자리에서든 중요한 직책에서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GS칼텍스는 지난 11월 4세 경영 신호탄을 쐈다. 허세홍 GS글로벌 사장(49)이 주력 계열사를 이끈다. 허세홍 사장은 허진수 GS칼텍스 대표이사 회장의 전임자인 허동수 회장의 장남이다.

허동수 회장의 형,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인 허준홍 GS칼텍스 전무(43)는 부사장에 올랐다. GS가의 장손인 허준홍 부사장은 GS칼텍스의 윤활유사업부문을 담당한다.

한화는 일단 3세 경영을 추후로 미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승진 명단에서 빠졌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7일 자회사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와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을 포함한 임원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김동관 전무가 3년차로 승진 대상자에 속한다는 점을 근거로 부사장 승진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불안정한 태양광 시황에 대비해 지난 9월 김희철 신임 사장 체제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굳이 김동관 전무를 승진시켜 변화를 시도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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