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전후 임원인사 단행”…케미칼 ‘보은’ 인사 주목
신동빈, 印尼 유화단지 기공식 방문…BU장 중 허수영만 유일 동행
비정규직 비율 56.3% ↓…文 정부 정책 기조 ‘부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두 번째)이 7일 인도네시아 반텐주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유화단지 조성 기공식에 참석,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두 번째)이 7일 인도네시아 반텐주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유화단지 조성 기공식에 참석,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경영 복귀 후 업계 수위 탈환에 가속도를 붙이는 모양새다. 3분기 실적 부진을 만회함과 동시에 국내외 광폭 행보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면서 LG화학에 빼앗긴 업계 1위 자리를 되찾으려는 각오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신 회장의 경영 복귀 후 단행하는 첫 인사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그룹 정기 인사는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실시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12월 셋째 주 혹은 마지막 주에 인사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 등 화학 BU(Business Unit)는 타 계열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이 승진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3분기 실적은 고배를 마셨지만 최근 2~3년 동안 그룹 이익에 가장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또한 신 회장은 그룹사 이미지 자체를 식품·유통에서 화학으로 변화시키는 ‘뉴롯데’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3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순회 방문하면서 사실상 ‘케미칼 키우기’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7일 인도네시아의 롯데케미칼 유화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4조원 규모의 투자 사업 신호탄을 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롯데와 인도네시아는 서로의 잠재력을 키워줄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유화단지를 건설하기 위해 반텐주로부터 약 47만㎡ 면적의 부지사용 권한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2월 토지 등기 이전을 완료했다.

이날 기공식에는 허수영 그룹 화학BU장 겸 부회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가 동행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산업부 장관, 투자청장 등을 비롯해 5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허수영 부회장은 4명의 그룹 내 BU장 가운데 신 회장의 출장에 동행한 유일한 인물이다. 신 회장이 롯데케미칼을 어느 정도로 생각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롯데케미칼의 저조한 3분기 실적이 기초화학 일변도 때문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는 현재진행형이다.

국내에서는 울산 메타자일렌(MeX) 증설과 여수 폴리카보네이트(PC) 증설에 3675억원을 투자했다. 또 여수에 2530억원을 투자해 20만t을 증설한 NCC는 지난 10월 기계적 준공을 마친 뒤 시운전에 돌입했다.

여기에 롯데케미칼의 인사 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에 부합하는 행보를 보인다. 비정규직 비율이 대폭 낮아지고 여성 비율이 소폭이나마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 1년 동안 롯데케미칼의 비정규직 인원은 208명에서 91명으로 117명(56.3%) 줄었다. 정규직은 114명(3.9%) 늘었다. 롯데케미칼의 비정규직 비율은 3.0%로 1년 전 6.7%에 비해 3.7%p 내렸다.

또 롯데케미칼은 지난 9월 말 현재 3099명의 직원 수를 기록, 1년 전 대비 3명이 줄었다. 남성 직원이 2698명으로 9명(0.3%) 줄었으나 여성 직원은 6명(1.5%) 늘어난 401명이다.

한편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남성 육아휴직을 홍보하고 있다. TV 광고 등을 통해 육아휴직에 나선 남성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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