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外 세계 동향은 원전 산업 ‘감퇴’
공개 자료도 ‘팩트 체크’ 필요해
신재생에너지가 답... ‘혁신’ 이룰 수 있는 방법

윤기돈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상임이사, 마이클 슈나이더 컨설턴트, 김성환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 모임 연구책임의원, 윤순진 에너지정보문화재단재단 이사장이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기돈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상임이사, 마이클 슈나이더 컨설턴트, 김성환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 모임 연구책임의원, 윤순진 에너지정보문화재단재단 이사장이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954년 원전이 전기를 본격적으로 생산하면서 에너지산업을 견인하고 관련 기술의 개발을 통해 관련 산업의 발전을 이끌었지만 최근 신재생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 때문에 원전은 최근 가장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으며 '원전이 에너지 혁신의 장애물' 이란 주장까지 제기됐다.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WNISR, World Nuclear Industry Status Reports)’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총괄 저자인 마이클 슈나이더(Mycle Schneider, 독일) 씨는 전 세계적으로 중국을 제외하면 원전은 쇠퇴의 길을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간담회는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과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이 주최했다.

▲윤순진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사장·김성환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 연구책임의원 개회사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 기자 간담회'에서 윤순진 에너지정보문화재단재단 이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 기자 간담회'에서 윤순진 에너지정보문화재단재단 이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윤순진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을 전하며 슈나이더 컨설턴트가 오랜 시간 축적해온 원전 산업 자료의 가치에 대해 언급했다. 윤 이사장은 “객관적 정보로 과거의 추세와 미래의 경향을 알아보고 오해가 있다면 해결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 자료를 바탕으로 대화와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추구할 목적으로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 기자 간담회'에서 김성환 의원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 기자 간담회'에서 김성환 의원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김성환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 연구책임의원은 이번 간담회가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의원은 “이번 간담회는 원전이 향후 인류에 보탬이 될 수 있을지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논하는 자리지만, 그 객관적 사실이 명시하는 가치와 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의 객관적 알 권리를 보장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마이클 슈나이더(Mycle Schneider) 컨설턴트 주제발표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 기자 간담회'에서 보고서 총괄 주저자인 마이클 슈나이더 컨설턴트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 기자 간담회'에서 보고서 총괄 주저자인 마이클 슈나이더 컨설턴트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마이클 슈나이더 컨설턴트는 국제 에너지 및 핵 정책 전문가로, 1992년부터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과 25년째 보고서를 발간해왔다.

슈나이더 컨설턴트는 “원전 산업은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한다”며 “사진 한 장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내용을 영화 전체를 보면 알 수 있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1954년 원전이 시작됐던 시기의 통계자료부터 수집해 그간의 원전 산업 동향을 파악해왔다.

전 세계 원전 산업 ‘하락세’... 중국만 ‘열외’

슈나이더 컨설턴트가 제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전 국가에서 전력 생산 중 원전 비중이 5년 연속 감소했고 건설 중인 원자로 수도 5년 연속 감소 추세를 보였다.

또 지난해 18%가량 증가한 중국 원전 발전량을 제외하면 전 세계 원전 발전량은 3년 연속 하락세다.

슈나이더 컨설턴트는 “2017년 신규 원전 가동 4건이 있었는데, 그중 3기가 중국에서, 1기는 중국 기업이 파키스탄에서 건설한 원자로”라며 “결국 중국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공개 자료 ‘팩트 체크’ 필요한 경우 많아

슈나이더 컨설턴트는 세계 원전 산업 현황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자료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제공한 공개 자료를 예로 들며 “현재 전 세계에 가동되는 원자로 수가 454기, 그중 일본은 42기로 나와 있는데 실제로 일본에 가동 중이 원자로는 9기”라고 정정했다.

이는 한 원자로가 전년도 전체와 보고서 발간 연도 상반기까지 전력을 전혀 생산하지 않았을 때의 상태를 의미하는 ‘장기가동정지(Long-Term Outage)’ 상태의 원전도 포함됐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슈나이더 컨설턴트는 “실제 가동 원자로 수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며 “대만 퀸산 1호기(Chinshan-1)도 가동 라이선스를 잃어 더는 수명 연장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 대만에 대한 잘못된 정보도 많다고 지적했다.

원자력이 생물체라면 ‘멸종위기종’, 신재생에너지에 희망 걸어

슈나이더 컨설턴트는 2030년이 되면 세계적으로 지원금 없이도 태양광이 석탄보다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원전 증가량은 큰 의미가 없다”며 “원자력과 석탄은 유연성 떨어지는 에너지로 앞으로 경쟁력은 꾸준히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가장 흥미로운 개발은 저장 기술로, 배터리나 양수 발전 같은 기술 이외에도 냉장고, 냉동고, 온수 탱크 등을 저장 기술 측면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이 점점 좋아지고 있어 대규모 유틸리티 태양광의 경우 비용이 86%나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슈나이더 컨설턴트는 독일의 사례를 들어 신재생에너지의 앞날을 전망했다. 그는 “독일의 신재생에너지가 성공적이라는 이유는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를 전력망에 우선 보급하도록 지원했기 때문”이라며 “정부에서부터 혁신이 추진돼야 하는데 원자력과 석탄은 현재 혁신에 반하는 장애물”이라고 단언했다.

또 그는 “한국은 과거부터 기술력이 우수하고 경쟁력 있는 국가인데 여전히 20세기에 머물러 있다”며 “재생에너지를 혁신 분야에 적극 이용할 수 있는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슈나이더 컨설턴트는 “현재 독일은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40%”라며 “3020(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 20% 목표)만이 아니라 100%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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