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장 설비 투자 UP

화학 기업들이 기초화학 분야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3분기 실적 저하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였지만 ‘이 와중에 잘 나가는’ 한화토탈과 LG화학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양사는 국내 공장을 증설해 생산량을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위기가 기회’라는 인식을 통해 주력 분야를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화토탈 대산공장 야경
한화토탈 대산공장 야경

◆ ‘3年 1.4兆 프로젝트’ 한화토탈 “투자는 현재진행형”

한화토탈은 5300억원을 투입, 충남 서산 대산공장 설비 증설을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오는 2020년 완공하면 연간 폴리프로필렌 40만t, 에틸렌 15만t, 프로필렌 4만t 등을 생산할 수 있다.

한화토탈은 4년 전 삼성그룹으로부터 종합화학과 함께 삼성토탈을 인수한 후 ‘화수분’으로 우뚝 섰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공격적 투자 행보는 현재진행형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빛을 발휘하고 있다”는 업계 평가다.

투자액 5300억원 가운데 1500억원은 공장 내 ‘나프타분해시설(NCC) 가스 크래커’ 증설에 투자한다. LPG 가스를 투입해 에틸렌·프로필렌 등을 생산한다. 원유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분해하는 ‘일반 NCC’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는 전언이다.

한화토탈은 지난해 4월과 12월 총 9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에틸렌 31만t, 프로필렌 13만t, 폴리에틸렌 40만t 규모 증설을 결정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오는 2020년까지 대산공장에 총 1조4300억원을 투입하는 셈이다.

한화그룹의 다른 화학 부문 계열사들도 최근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3000억원을, 여천NCC는 7400억원을 공장 건설에 투자 중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8월 '향후 5년간 화학 부문 5조 투자' 계획을 발표했었다.

한화토탈은 한화종합화학과 프랑스 에너지·화학 기업 토탈이 50%씩 지분을 가진 합작회사다. 원래는 삼성그룹 계열사로 1988년 시작했다.

한화는 지난 2014년 11월 토탈과 종합화학, 방산 분야의 테크윈과 탈레스 등 총 4개 회사를 삼성으로부터 인수했다. 4개 회사 인수 가격은 총 1조8541억원이다.

인수 직전인 2014년 1707억원이던 한화토탈 영업이익은 2015년 7951억원으로 약 3.5배 늘었다. 지난해에는 한화그룹 약 30개 계열사 전체 영업이익의 35%를 차지하는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3일 LG화학 여수공장 연수원에서 김영록 전남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권오봉 여수시장이 ‘LG화학 고부가 기초소재 투자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3일 LG화학 여수공장 연수원에서 김영록 전남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권오봉 여수시장이 ‘LG화학 고부가 기초소재 투자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LG화학 “전지·배터리로 수익 내도…본질은 기초화학”

LG화학은 전남 여수산업단지에 2조6000억원을 투자, NCC와 PO(폴리올레핀) 생산시설을 증설하기로 했다.

3일 LG화학은 여수시, 전라남도 등과 이 같은 내용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LG화학 여수공장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영록 전남지사, 권오봉 여수시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등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협약에 따라 LG화학은 오는 2021년까지 여수산단 확장단지 33만㎡ 부지에 에틸렌과 폴리올레핀을 각각 연간 80만t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증설한다.

여수시와 전남도는 행정 지원을 담당한다.

LG화학은 3분기 실적에서 60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업계 수위를 다투는 롯데케미칼(영업이익 5036억원)에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전지·배터리 부문의 ‘대박’이 기초화학 분야의 ‘쪽박’을 만회한 덕분이다.

기초화학 분야가 국제유가라는 대외적인 변수로 인해 전망이 불투명하지만 LG화학은 국내 시장에 주목한 모양새다.

LG화학 측은 “안정적 수익성을 창출하는 기초소재 분야에 투자해 연간 3조원 규모의 매출 증대를 꾀한다”며 “에틸렌 등의 기초원료에서부터 촉매와 최종 제품까지 수직계열화를 더욱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