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협력업체 관리, 오히려 건전한 시공 해쳐”

“2년째 위원회를 운영하며 위원들의 전문성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동안 전문적인 지식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현안에 대한 대응책을 적극적으로 논의했습니다. 국내 전력산업계의 성장에는 이 같은 전기인들의 노력이 깔려 있다는 것을 느꼈죠.”

이태훈 송변배전‧철도전문위원회 위원장(삼영기업 대표)은 “처음 맡아 보는 위원장직이었지만 전문성을 갖춘 위원님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다양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8일 한국전기공사협회 산하 송변배전‧철도전문위원회는 올해 마지막 회의를 열고 2년차 운영을 마무리지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올해 업계의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업계가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케 하기 위한 다양한 논제를 갖고 장시간 열띤 토론을 벌였다. 지난 2년 간 이 같은 열정적인 회의를 통해 다양한 성과를 냈다는 게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동안 수차례의 회의와 간담회 등을 통해 크고 작은 많은 성과를 냈습니다. 한전의 배전단가공사 제도와 관련한 다양한 개선책을 건의했고, 지난 8월 이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한전이 배전 단가공사 운영기준의 주요 개정내용을 공지한 바 있죠. 또 전선, 전신주, 금구류 등 사용연한 지정 필요에 따른 업계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한국전기산업연구원에 연구과제를 맡기기도 했습니다.”

특히 가장 힘쓴 분야는 인력양성이다. 업계의 가장 큰 애로인 현장 기능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논의를 했다고 이 위원장은 전했다.

“업계가 가장 어려움을 겪는 문제 중 하나가 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에요. 이와 관련해 전기산업연구원에 한전의 기능인력 교육과정 개선과 관련한 연구를 추진토록 의뢰했어요. 현재 송‧변‧배전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진행 중이죠. 또 협력회사의 인력 양성 가점제도가 도입되도록 한전에 요청키도 했습니다.”

그는 또 최근 위원회를 통해 한전과 전기공사업계의 상생을 위한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너무 과한 업계관리 탓에 오히려 건전한 시공문화를 만들지 못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점을 개선할 방안을 도출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어떻게 하면 한전과 전기공사업계가 보다 윈-윈 관계를 구축하며 상생할 수 있을지 많은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많이 제기되는 문제가 내년도 단가 협력업체에 대한 안전기준 강화죠.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는 좋지만 자칫 제도를 악용한 민원으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됩니다.”

그동안 적정한 품셈이 지급되지 않았던 부분도 한전과 협의를 통해 개선해나가겠다는 방침도 전했다.

그는 또 “그동안 협력회사에 주말 할증을 주지 않았던 점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또 사고시 공사 중지기간에 주말을 제외시켜 업계의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며 “바이패스 케이블 공법 도입시 60㎟ 공사 품을 38㎟ 공사와 동일하게 지정한 것도 문제인 만큼 품셈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건강한 시공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전의 역할도 중요하다. 지나친 업계관리가 오히려 업계의 고품질 시공을 저해하고 잘못을 숨기는 문화까지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은 문제는 오히려 지나친 악성 민원 탓에 한전의 피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라고도 했다.

남은 1년의 임기 동안 전문위원들의 역량을 결집해서 업계의 불합리한 관행을 바로잡고, 더 나은 업계 문화를 위해 힘쓰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여태까지 많은 개선점을 도출해서 건의하는 등 힘을 기울여 왔습니다. 앞으로도 전문위원들의 역량을 결집시켜,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하고 발주처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가며 업계에 작은 변화라도 이끌어내고 싶어요. 우리가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 등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조금이라도 개선점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소임을 다하는 게 아닐까요.”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