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약 2중 1강 양상 전망…“장기화 걱정”
“석유화학,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고…유가 하락에 기대”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이 21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19년 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유화업계 전망을 설명하고 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이 21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19년 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유화업계 전망을 설명하고 있다.

주력 제조업이 내년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약(석유화학‧자동차‧철강), 2중(반도체‧조선), 1강(전자)의 양상으로 흐를 것이란 내용이다. 사실상 전자업종을 제외한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조선업종의 업황이 부진하거나 불투명한 셈이다.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가 개최한 ‘2019년 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산업별 전문가들은 주력 제조업 및 건설업 전망을 발표했다.

배상근 전경련 총괄전무는 개회사를 통해 “최근 주력 제조업은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수출환경 악화, 국제 경쟁 심화, 글로벌 공급과잉 지속, 노사갈등 등 경영악화로 총체적 난국에 직면해 있다”며 “이러한 국면이 이어질 경우 실물발(發) 경제위기로 경기침체의 강도가 깊고, 지속 기간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19년 석유화학·석유제품 산업 전망’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북미 천연가스 기반 화학 설비(ECC, Ethane Cracking Center) 신증설 등 공급 증가 요인이 맞물리면서 업황이 악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위원은 “유가 하향 안정화에 따라 원료가격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유 분야는 2019년 하반기부터 선박용 연료유 규제인 ‘IMO 2020’ 시행으로 친환경 고부가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자동차 부문은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에 따른 관세부과 및 수출물량 제한 가능성 ▲리콜 등 품질비용 증가추세 ▲중국 시장 부진에 따른 장기 저성장 기조 지속 등으로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반면,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수석연구원은 “SUV 흥행에 따른 신모델 출시, 세단 모델 생산 라인 가동률 축소를 통한 재고 수준 안정화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철강 부문은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 및 감산정책 ▲글로벌 경기회복 등으로 촉발된 지난 2016년부터의 철강경기 호황 사이클이 올해 일단락되면서 내년부터는 조정 국면이 예상된다는 전언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 마무리 ▲감산 기대 저하 등이 주요 원인”이라며 “세계철강협회(WSA)는 2019년 철강소비 증가율을 올해 2.1%에서 0.7% 둔화된 1.4%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는 D램의 경우 최근 현물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에는 신규 스마트폰 출시, 리니지2M 등 고(高)사양 모바일 게임 출시 본격화, 프리미엄 노트북 수요 강세,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따른 수급 개선이 예상된다는 전언이다.

반면 낸드플래시(NAND Flash)는 기존의 공격적인 설비증설 영향으로 2019~2021년에 걸쳐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중국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에 대한 반독점 규제 적용 여부,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의 조사 가능성 등도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됐다.

조선업은 ▲중국 조선업계 구조조정 ▲‘IMO 2020’ 환경규제로 친환경선으로의 선박 교체 발주 호재가 있다. 하지만 글로벌 오일 메이저사(社)에 의해 늘고 있는 해양생산설비 입찰을 2017년부터 중국·싱가포르·노르웨이 업체가 수주하면서 국내 조선사 경쟁력이 약화된 점은 부정적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기계 업종은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미국의 인프라 투자에 대한 정책 발표가 없다면 하락이 예상된다.

전자·전기 부문 내년 전망을 설명한 김지산 키움증권 기업분석팀장은 “배터리 및 멀티 카메라 중심으로 실적 성장세 지속이 예상된다”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 증가에 따른 판매가 인상 가능성, 테슬라 모델3을 중심으로 한 전기차 확산과 전장화 추세 확대, 배터리 원자재 가격하락 등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신흥국 경기불안 등은 부정적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건설업 및 비제조업 분야는 주택규제 때문에 2018년에서 2019년으로 미뤄진 신규분양 증가, 분양가 상승 및 도급액 증가, 광역철도 등 SOC와 개성공단, 남북철도, 금강산관광 등 남북경협 기대로 국내 관련 경기 전망이 밝다는 전언이다. 해외에서도 대(對)이란 제재 재개에 따른 중동권 가스 공급 부족으로 관련 발주가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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