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라이텍 지분 매각으로 대기업 '실종'

DB라이텍의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조명 분야 대기업이 사실상 사라진 가운데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재지정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DB라이텍 최대주주였던 DB하이텍은 프룩투스와 698만 여주의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DB라이텍은 2016년 당시 DB그룹의 계열사에서 제외되며 중소기업 지위를 획득했지만, 계열사에 속해 있는 DB하이텍이 최대 지분을 갖고 있어 시장에선 대기업으로 인식해 왔다.

이번 최대주주 변경으로 조명시장에서 등기구를 제조하는 마지막 대기업이 사라져 소수의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이 경쟁하는 구조로 완전히 개편될 전망이다.

대부분의 대기업이 조명 사업을 접거나 축소하면서 올해 말 조명 품목에 대한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재지정 여부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은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제품 중에서 판로 지원의 필요성이 높은 품목에 대해 대기업의 공공 조달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제도를 말한다.

지난 2015년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적합업종 해제에는 동의하는 대신 3년 간 조달시장 진입을 자제하겠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3년 사이에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당시 협의했던 대기업 9개사 중 조명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곳은 LG이노텍과 삼성전자, 아이콘트롤스 밖에 남지 않았다.

대기업이 조명 사업에 손을 떼면서 중기 간 경쟁제품으로 제한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중견기업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조명 기업들은 공정 경쟁을 통해 기술 개발과 신제품 출시에 집중했지만 국내 업체들은 ‘로또식 입찰’과 ‘출혈 경쟁’에 치우쳐 있어 시장 자체가 경쟁력을 잃어버린 상태”라며 “대기업에 의한 잠식을 우려해 중기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했지만 당시 세웠던 명분도 사라진 만큼 완전 경쟁 시장으로 구조를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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